동갑내기(52세) 오너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손을 잡았다. 이동통신 최강자인 SK텔레콤과 엔터테인먼트 최강자인 CJ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인데, 미래산업의 두 축인 모바일과 콘텐츠의 결합이란 측면에서 기존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SK텔레콤과 CJ는 9일 통신과 문화 콘텐츠를 아우르는 미래사업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는 SK텔레콤의 통신망을 통해 영화 음악 게임 교육 등 CJ의 다양한 콘텐츠를 얹겠다는 뜻. SK텔레콤 관계자는 "단순히 마케팅 강화 차원이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기획 제작까지 통신 플랫폼과 콘텐츠 생산 등 양 사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붓는 전방위 협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CJ가 소유한 전국 CGV극장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등 통신상품을 파는 직영점이 들어선다. 극장 안에 만들어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관객들이 다양한 통신상품을 체험하고 가입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CJ푸드빌의 음식료매장인 빕스, 투썸플레이스 등에 특별한 LTE 존이 설치된다. 외부보다 접속률이 떨어지는 실내에 SK텔레콤의 LTE 중계기를 달아서 다른 곳보다 LTE의 통화품질과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다른 곳보다 LTE 접속이 더 잘 되고 속도도 빠르면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는 장차 공동으로 영화나 드라마 게임 교육콘텐츠 등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특히 CJ엔터테인먼트와 CJ E&M, CJ에듀케이션즈가 갖고 있는 영화 드라마 게임 교육콘텐츠 등을 SK텔레콤의 스마트폰과 IPTV, SK플래닛이 제공하는 모바일IPTV 등을 통해 유료 판매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 CJ 입장에서는 이재현 회장이 CJ헬로비전의 모바일 실시간 방송인 '티빙'을 직접 챙기는 등 워낙 모바일 사업에 관심이 많아, SK텔레콤과 협력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고객기반이 워낙 탄탄한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이동통신 가입자는 2,700만명, CJ의 극장과 음식료매장 멤버십인 'CJ 원' 가입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중복가입자를 뺀다해도, 3,000만명 이상의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양 사의 임원 및 실무진은 이번 제휴를 위해 6월부터 수십 차례 회의를 가졌다.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도 적극성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양 사는 제휴에 참여하는 계열사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 융합 사업모델의 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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