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 파문과 관련해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에게 전달됐다고 하는 3억원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조씨와 현영희 의원은 아직도 3억원이 아니라 500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돈을 운반하는 데 쓰인 것으로 알려진 가방이 발견되면서 점차 3억원이 실재(實在)할 것이란 쪽으로 사건의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현기환 전 의원의 진실은
현 의원의 돈이 정동근씨를 거쳐 조씨에게 건너간 정황은 어느 정도 드러난 셈이지만 과연 현기환 전 의원에게까지 전달됐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사건 당일 현 전 의원의 휴대폰 위치 정보에 따르면 조씨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둘이서 만났다는 가정은 성립되기 어려운 것이다. 이 때문에 조씨가 돈을 받아 현 전 의원에게 건넸다면 대리인을 통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현 전 의원은 당초 조씨와 통화한 기억이 없다고 했으나 짧은 시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점도 석연찮은 대목이다.
하지만 3억원이란 거액이 오갔다면 당사자가 현금 수령 여부를 확인하는 전화 정도는 하는 게 보통이다. 이날 현 의원과 현 전 의원 간 전화통화 내역은 없었기 때문에 현 전 의원에게 까지 3억원이 모두 전달됐는지, 인사치레 식으로 일부만 건네졌는지는 알 수 없다.
조씨의 배달ㆍ횡령사고?
3억원을 운반했다고 하는 가방이 조씨의 집에서 발견된 점이 좀 이상하다. 현 전 의원에게 돈이 전해졌다면 가방째로 전달했을 텐데 내용물만 전해 주고 가방은 가져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현 전 의원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제3자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조씨가 그대로 3억원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갔다는 가설이 성립될 수 있다.
조씨는 그간 정씨를 만난 적이 없다거나 서울에 올라온 적이 없다는 등 수시로 말을 바꿔 왔다. 그러다 500만원만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마저도 기자들 앞에서는 부인하는 등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따라서 3억원이든 그 이하의 금액이든 조씨가 정씨로부터 돈을 받아 착복했을 가능성에 수사기관이 주목하는 이유다.
다른 중진들에게 전달 됐을 가능성
조씨가 정씨로부터 돈을 받은 뒤 현 전 의원이 아닌 다른 인사에게 건넸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서 다른 인사가 한 명일 수도 있고 복수의 사람일 수도 있다. 현 의원 입장에서는 공천과 관련해 중진의원들에 대한 인사가 필요한 시점이었기 때문에 조씨를 통해 전방위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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