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수출기지인 경북 구미시 구미국가산업단지 1공단이 4대강 사업의 여파로 조업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4대강 사업 낙동강 24공구 칠곡보 담수 이후 둔치와 인접한 구미1공단 지반 아래로 강물이 역류, 이곳에 매설된 구미열병합발전소의 생산용 고압증기관과 반응하면서 증기관 폭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9일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구미1공단 입주업체들에 따르면 구미1공단은 지난 6월말 준공된 칠곡보에 물이 채워진 직후부터 지하수위가 상승, 열병합발전소에서 삼성전자 등 58개 기업의 공장으로 연결된 생산용 고압증기관에서 대규모 증기 누출 현상이 발생하는 등 이상이 생겼다.
섭씨 210도의 고온과 20㎏/㎠의 고압 증기관이 낙동강에서 유입된 저온 지하수와 반응하면서 온도가 급상승, 노후 강관이 팽창돼 폭발할 수도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구미1공단 고압 증기관은 연장 25㎞로 이중 4㎞가 해발 21.05m의 지하에 매설돼 있으나 4대강 공사 후 낙동강 관리수위는 이보다 4.45m 높은 해발 25.5m에 위치해 있다.
구미공단에 증기열을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소는 증기 누출 현상 발생 이후 최근 공단 내 삼성전자와 한화, 오리온 등 17개 사를 대상으로 '열 수송관의 침수로 불시에 증기 공급이 중단될 수 있으니 각자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하라'는 경고성 공문을 발송했다.
구미1공단은 1989년 전기와 가공용 고압증기를 공급하는 중앙집중식 열병합발전소를 설립, 가동해 왔다. 입주 기업들은 개별 보일러를 갖추지 않아 발전소가 멈출 경우 조업 중단 등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입주 A사 관계자는 "고압증기의 공급이 중단되면 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설비 재가동을 위한 손실 규모는 추산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긴급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열병합발전소 운영업체인 stx에너지는 지난주 4대강 사업 낙동강살리기 공사 발주청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긴급 수습방안과 공사비 지급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발전소 측이 배관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원인"이라며 요구를 거절했다.
구미=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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