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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강북아리수센터 정수 현장 가보니…"수돗물 흙냄새 없애라" 활성탄 뿌리며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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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강북아리수센터 정수 현장 가보니…"수돗물 흙냄새 없애라" 활성탄 뿌리며 초비상

입력
2012.08.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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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11시 경기 남양주시 삼패동 강북아리수정수센터 취수장. 펌프 10대가 부지런히 한강 상류의 물(원수)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연이은 폭염으로 남조류(아나베나)의 악취 물질 지오스민의 농도가 짙어진 탓에 시큼한 흙냄새가 취수장을 가득 메웠다. 서울시에서 2번째로 큰 규모인 강북정수센터 직원들은 33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바쁘게 움직였다. 착수장에 분말활성탄을 뿌려 골고루 섞는 작업이 분주했다. 서울 노원구 성북구 서대문구 일대 시민 300만명에게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흙냄새를 없애기 위한 것이다. 임건혁 정수센터 운영과장은 "냄새가 나기 시작한 7월 23일부터 계속 분말활성탄을 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정수센터들이 녹조로 초비상이다. 수돗물의 지오스민 농도를 기준치 20ppt(1ppt=1조분의 1) 아래로 유지하기 위해 이 정수센터에 투입되는 분말활성탄 양은 하루 23~25톤. 1일 물 생산량이 88만톤이라는 걸 감안하면 꽤 많은 양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3,000만원어치. 고도정수처리시설이 갖춰진 영등포정수장을 제외한 서울 5곳의 정수센터에 투입되는 분말활성탄은 하루 105톤 가량(1억6,800만원 상당)이다.

예산 부담보다 더 큰 문제는 행여 발생할지도 모를 물량부족 사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금액도 부담스럽지만 그마저도 없어서 못 쓰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전국적으로 분말활성탄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걱정했다. 악취 물질을 흡착하는 활성탄은 야자나무를 태운 숯가루로 대부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수입한다. 서울시는 20일분을 비축하고 있으나 녹조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

센터는 또 불순물을 흡착시키는 응집지 효율을 강화하기 위해 회전속도를 높이고 여과보조제도 투입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녹조 확산을 막을 뾰족한 방법은 없는 상태다. 남조류는 규조류 등 다른 조류와 달리 세포 크기가 작아 걸러내기가 쉽지 않은데다 연이은 폭염과 가뭄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 강에 분말황토를 살포해 남조류를 침전시키는 방법이 있지만 환경부의 예규는 조류경보 윗 단계인 대발생 단계에서 살포하도록 하고 있다.

날씨도 도와주지 않고 있다. 기상청은 애초에 제11호 태풍 하이쿠이의 간접 영향으로 11~12일쯤 제주와 서쪽 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현재 중국 상하이 남쪽으로 상륙한 태풍은 세력이 약화돼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7월 한강에 조류주의보가 내려졌을 때는 태풍 '갈매기'가 수도권에 강풍과 함께 최고 200㎜가 넘는 폭우를 쏟아내 녹조가 쓸려 내려갔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11~15일 중부지방에 소나기가 예상되지만 녹조를 약화시킬 수 있는 일사량 감소, 강물 온도 저하, 남조류 억제 등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 마련을 위해 이날 강북아리수정수센터를 방문한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국민들이 걱정 없이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매일 지오스민 농도를 체크하고 활성탄을 투입해 냄새 물질을 제거하고 있다"며 "중장기 대책으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조기 완공하기 위해 예산당국과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양주=정승임기자 choni@hk.co.kr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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