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그년' 발언으로 욕설 논란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이종걸 의원이 9일 트위터에 "본의가 아닌 표현으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거듭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 신중한 언행으로 활동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추가적인 사과 요구에 "불필요하다"며 되레 목소리를 높인 그였지만 정치권을 넘어 여성계도 비판에 가세하는 등 사태가 커지자 사과문을 올리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수그러들지 않아 매듭짓고자 다시 글을 올렸다"고 말했다.
일단 이 의원이 사과하는 제스처를 취해 더 이상의 파문 확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 의원의 발언 수위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여성 초선 의원은 "처음부터 깔끔하게 사과하면 될 일을 말을 바꾸다 스스로 화를 더 키웠다"며 "사태가 확산된 만큼 이 정도의 유감 표명이 아니라 공식 회의석상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어정쩡한 태도로 사태가 해결되겠느냐"고 따졌다.
실제 새누리당은 이 의원의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까지 거론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 정도로는 진심 어린 사과나 잘못을 시인하는 태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황우여 대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이 의원의 망언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며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이종걸 의원이 막말 파문을 정당화하려는 꼼수가 한심하다"며 "그야말로 뻔뻔하고 후안무치하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소속 여성의원들과 당 중앙여성위원회 회원 150여명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이 의원의 대국민 사과와 최고위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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