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7ㆍ아스널)이 '일본 킬러'의 자존심을 걸고 설욕에 나선다.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놓고 일본과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벌이는 '홍명보호'의 선봉은 박주영이 맡는다. 지난해 8월 삿포로에서 당한 0-3 참패의 수모를 씻고 병역 논란으로 국민에게 진 마음의 빚을 덜어낼 기회다.
박주영은 사실상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그가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은 군 입대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AS 모나코에서 뛰던 시절 모나코 정부로부터 장기 체류자 신분을 획득, 향후 10년간 병역을 연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다.
박주영의 병역 연기는 큰 논란을 불러 왔다. 박주영은 '선수 생활을 마치면 반드시 입영해 국방 의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병역 면탈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병역 문제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앞둔 대표팀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이 나서 기자회견을 가진 끝에 박주영은 '와일드 카드(23세 이하 연령 제한 초과 선수)'로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됐다.
결자해지라고 했다. 병역 논란을 일으킨 박주영이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잡았다. 일본전이다. 승리할 경우 동메달과 함께 병역 혜택이 주어진다. 병역 기피와 관련한 의혹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박주영은 '일본 킬러'다. 청소년 대표팀을 시작으로 올림픽 대표팀과 A대표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을 상대로 6골을 터트렸다. 특히 2005년 1월 카타르 8개국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뽑아낸 2골은 일약 그를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만들었다. 2006년 11월 창원에서 열린 일본 올림픽 대표팀과의 친선 경기에서는 독감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출전을 강행해 선제골을 터트리는 정신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지난해 8월'일본 킬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삿포로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친선 경기에서 한국은 0-3으로 대패했다. 박주영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됐지만 후반 15분 벤치로 물러났다. 소속 팀 AS 모나코의 2부리그 강등으로 이적을 노리며 개인 훈련을 하던 박주영은 떨어진 실전 감각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주영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뜻대로 돼지 않았다. 반성하고 깨닫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1년 만에 설욕의 기회가 왔다. 한일 축구의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다. 맏형으로서, 주포로서 박주영의 책임이 무겁다. 홍 감독은 브라질전에서 박주영을 후반에 교체 투입하며 체력을 비축시켰다. 일본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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