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프리카공화국)가 극적으로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국제육상연맹(IAAF)은 9일(한국시간) 남아공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남아공에 1,600m 계주 결선 진출 자격을 부여했다.
남아공의 3번 주자로 출전한 피스토리우스는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예선 1조 경기에서 미처 레이스를 펼치지도 못했다. 2번 주자로 달리던 남아공의 오펜츠 모가웨인(30)이 두 번째 코너를 돌다가 앞에서 달리던 케냐의 빈센트 무모 키이루(30)와 부딪혀 넘어진 것. 키이루는 찡그리며 다시 일어나 달렸지만 모가웨인은 왼 어깨를 부여잡고는 필드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다 끝내 트랙에 나서지 못했다. 모가웨인은 레이스가 모두 끝난 뒤에야 진행요원의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통을 기다리며 동료를 바라보던 피스토리우스는 결국 트랙을 달려보지도 못한 채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경기 후 남아공 측은 키이루가 트랙을 가로지르는 바람에 피해를 입었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IAAF 제소위원회에서 이를 인정해 케냐 대표팀이 실격 처리됐다.
피스토리우스는 6일 열린 남자 400m 예선은 통과했지만 준결선에서는 2조 최하위인 8위(46초54)에 그쳐 결선 진출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피스토리우스가 포함된 남아공은 지난해 대구 세계선수권대회 1,6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이번 올림픽에서도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정강이뼈가 없이 태어난 피스토리우스는 11개월이 지났을 때 두 다리를 절단하고 탄소 섬유 재질 의족을 달고 경기에 나서 '블레이드 러너'라는 애칭을 얻었다.
피나는 노력으로 절단 장애 육상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피스토리우스의 1,600m 계주 결선 경기는 11일 오전 5시20분에 열린다. 남아공과 함께 바하마와 미국, 트리니다드토바고, 영국, 쿠바, 벨기에, 러시아, 베네수엘라가 결선에서 대결을 펼친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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