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8∙세종고)가 예선 첫 날 상쾌한 출발을 했다.
손연재는 9일(한국시간) 런던의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개인 종합 예선에서 55.900점(후프 28.075점∙볼 27.825점)을 기록, 4위로 마쳐 결선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10일 곤봉과 리본에서 큰 실수 없이 무난한 연기를 펼친다면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결선에 오르게 된다. 24명중 상위 10위 안에 들면 11일부터 펼쳐지는 결선 무대에 진출한다. 그 동안 한국 리듬체조는 1988 서울올림픽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세계 정상급과의 기량 차만 확인한 채 예선 탈락했다.
이날 24명중 9번째로 포디움에 들어선 손연재는 전혀 긴장한 내색 없이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첫 연기는 손연재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후프 종목. 손연재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음악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침착하고도 우아한 연기로 후프와 혼연일체가 됐다. 첫 올림픽 무대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무결점 연기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1분30초의 연기를 마친 손연재는 본인 스스로도 만족한 듯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손연재는 난도(Difficulty) 9.500점, 예술(Artistry) 9.350점, 실시(Execution) 9.225점 등 총 28.075점을 받아 후프 종목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여제'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8.100점∙러시아)와는 불과 0.025점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카나예바는 평소답지 않게 후프를 놓치는 등 2차례 실수를 범했다. 반면 다리아 드미트리예바(29.000점∙러시아)는 흠잡을 데 없는 클린 연기로 1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볼 종목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연기 막바지에 볼을 팔 뒤로 받아내는 동작을 하다 옆으로 빠트렸다. 그러나 손연재는 당황하지 않고 공을 다시 잡아 연기를 마쳤다. 결과는 27.825점으로 올 시즌 최고 점수인 28.250점에는 못 미쳤다.
첫 날 경기를 무난히 마친 손연재는 10일 오후 8시에 곤봉, 9시18분에 리본 연기를 끝으로 예선을 마무리한다.
한편 대회 첫날은 드미트리예바가 57.80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카나예바가 57.625점으로 뒤를 이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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