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7월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구촌이 고온과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8일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48개주의 7월 평균기온이 25.3도로 20세기 7월 평균기온보다 1.7도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1895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월별 평균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것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더스트 보울(Dust Bowl)’로 알려진 1936년 7월의 25.2도였다. NOAA는 7월 강수량이 역대 여덟번째로 적었으며 48개주의 63%에 달하는 지역이 가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크 크라우치 NOAA 연구원은 “가뭄이 고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여름에 토양이 마르면 기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기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도 “고온 현상이 온실효과와 직접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이클 만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 없이는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없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러시아 서부 시베리아에서도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기상청 서부시베리아 지부장 류드밀라 보로니나는 8일 “노보시비르스크주의 7월 평균기온이 22.2도로 이전 최고 기록인 1915년 7월의 21.1도를 깼다”고 밝혔다. 그는 또 노보시비르스크주의 강우량이 1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남반구의 칠레 역시 가뭄과 고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3년간 가뭄이 계속되면서 칠레 정부는 7일 108개 지역을 ‘농업 비상 지역’으로 선포했다. 겨울인 산타이고의 7월 최고 기온이 28.4도를 기록하는 등 186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는 몬순기 가뭄으로 신용등급 강등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몬순기 강우량은 50년간 평균보다 17% 적은 수준으로 인도는 40년 만의 가뭄에 직면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뭄으로 식량 생산이 줄어 물가상승 우려가 커졌으며 농업 보조금 축소 여지가 줄어 인도 정부가 추진해온 재정 감축이 난관에 처했다고 전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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