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폐막 사흘을 앞둔 9일 현재 총 관람객수는 735만명으로 목표치인 800만명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그러나 '관람객 동원'에 만 매달려온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의 속내는 암울하기만 하다. 할인 입장권 발행 등으로 관객몰이엔 성공했지만 각종 수익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우려했던 '적자 엑스포'가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위가 당초 세워놓은 박람회 자체 수익목표액은 6,423억원. 이중 박람회 부지매각(3,566억원)을 제외한 조직위의 최대 재원인 입장료 수익목표는 1,832억원(관람객 800만명 기준)에 달한다. 그러나 입장권 실제 수익은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직위가 흥행의 초점을 관람객 수에 맞추면서 3,000원과 5,000원짜리 저가 할인 입장권과 공짜 티켓을 쏟아내면서 실속 없는 장사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직위는 또'입장권 수익의 2%를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지급해야 한다'는 BIE 규정에 따라 최소 43억원 정도를 BIE에 줘야 해 수익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직위의 다른 수익사업 실적도 내실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매출액 300억원을 예상했던 각종 기념품 판매실적은 30억원에 불과하고, 50억원(기본계획)을 벌어들이겠다던 기념주화 판매도 불과 5억원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엑스포 공식 후원사의 지원으로 이뤄진 휘장사업 수익은 목표치(410억원)를 넘어선 7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현물 지원이 절반에 달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조직위는 박람회장 내 40여개 식당 등 식음판매업자에 대해 사실상 무료나 다름 없는 매출액 대비 0점대 임대료를 받기로 해 스스로 돈 벌 기회를 차버렸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박람회 수익사업이 이처럼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조직위가 엑스포 준비를 위해 정부로부터 빌린 4,846억원 상환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지금까지 수익사업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하지만 정확한 수익내역은 정산 과정을 거쳐야 해 아직은 공개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여수=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