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높은 사람, 몸에 열 많은 사람은 인삼 먹으면 안 된다고요? 천만에요. 인삼은 누구에게나 좋은 건강식품입니다."
오는 9월 중국에서 국제인삼심포지엄을 앞두고 있는 박정일 고려인삼학회장(서울대 약대 교수)은 인삼을 둘러싼 오해가 국내외에서 여전하다고 9일 말했다. 인삼이 혈압이나 체온을 크게 높인다는 건 과거 고대문헌을 잘못 해석한 오해라고 설명한다.
"고대 중국 의학 문헌에 '고려인삼은 온(溫)하고 서양인삼과 중국인삼은 량(涼)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서양이나 홍콩 상인들이 이를 각각 '따뜻하다'와 '서늘하다'로 단순 번역해 기온이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에 서양인삼을 더 많이 팔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썼어요. 따뜻한 고려인삼은 열을 내기 때문에 더운 체질이나 더운 지방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이죠. 그 영향이 지금까지 국내외에 남아 있는 겁니다."
고대문헌의 '온'이나 '량'은 약물 자체의 성질을 가리키는 말이지 인체의 혈압이나 체온과는 무관하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인삼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이 잘 되게 돕지요. 덕분에 신진대사가 촉진되고요. 성인 남성 기준으로 하루에 말린 인삼을 6g 정도 먹으면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요. 이보다 10배 많이 먹어도 특별한 부작용이 생긴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단 조심해야 하는 경우는 있다.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막 수술을 끝낸 사람이다.
"인삼은 피가 엉기는 걸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요. 혈관을 막는 핏덩어리(혈전)가 생기지 않게 하는 거죠. 혈압이 높은 사람이 인삼차를 자주 마시면 혈전이 예방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그런데 수술할 땐 피가 엉겨야 출혈이 멎을 수 있지요. 수술 받기 1주일 전부터 수술 후 1주일까지 정도만 인삼 섭취를 피하면 됩니다."
박 회장은 인삼을 무조건 생으로 먹는 게 좋다는 것도 오해라며 "약한 불에서 오래 달이거나 찌고 말려 홍삼으로 만들면 새로운 유효성분이 충분히 생기기 때문에 몸에 더 좋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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