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금전 거래의 수단으로 애용(?)됐던 사과상자나 007 가방, 쇼핑백 등에 이어 새누리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에서는 루이비통 가방이 새롭게 등장했다.
검찰은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의 자택을 지난 4일 압수수색, 돈을 담은 것으로 보이는 루이비통 가방을 찾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가방이 현영희 의원이 준 3억원이 조씨를 거쳐 현기환 전 의원에게 전달될 때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의원의 수행비서였던 정동근씨는 지난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지난 3월15일 현 의원으로부터 3억원을 받아 은색 쇼핑백에 담은 뒤 조씨에게 건넸다"며 "조씨는 루이비통 가방에 (돈을) 옮겨 담고 현 전 의원과 통화한 뒤 전달하러 갔다"고 제보, 이번 사건이 불거졌다. 정씨는 검찰에서도 동일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압수한 조씨의 루이비통 가방은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많이 구입해 사용하는 서류가방 형태로, 가로 40㎝ 세로 30㎝ 정도 크기에 루이비통 로고가 찍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정도 크기의 가방이라면 정씨의 진술대로 5만원권 100장 묶음 10다발 6개(3억원)는 충분히 들어간다는 판단이다.
또한 일각에서 추측하는 대로 조씨에게 전달된 돈이 원화가 아닌 달러였다면 조씨가 이 돈을 가방에 넣고 외부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활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검찰 안팎에서는 조씨가 돈 전달을 위해 루이비통 가방을 일부러 준비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제보자 정씨가 지목한 가방이 조씨의 집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돈을 줬다는 정씨 진술의 신빙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다만 받은 돈의 액수가 정확하게 얼마인지, 가방에 넣은 돈을 현 전 의원에게 실제로 전달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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