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발탁한 정보기관 수장이 미트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가 된다? 상식과 맞지 않는 이런 하마평으로 미국 정가가 떠들썩하다.
소문의 진원지는 인터넷 매체인 드러지 리포트. 이 매체는 7일 민주당 선거자금 후원자를 인용해 "롬니가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롬니 캠프가 비밀리에 추진하는 이런 인선을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민주당 후원자에게 발설했다는 게 골자다.
4성 장군 출신의 퍼트레이어스 국장은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 사령관 재직시 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으로 CIA 국장에 임명됐다.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이라크에서 세 차례나 사령관을 지낸 그는 '야전 군인의 모범'으로 칭송 받았고, 인준 과정에서도 초당적 지지를 얻었다. 때문에 그가 결심만 한다면 외교ㆍ안보 경력이 일천한 롬니에게 가장 적합한 부통령 후보일 수 있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그러나 드러지 리포트의 보도와 달리 민주당 정권에서 정보 총책으로 임명된 퍼트레이어스가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파문이 확산되자 CIA는 7일 "퍼트레이어스 국장이 지금 위치에서 국가에 봉사할 수 있게 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선출직을 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드러지 리포트는 지난달 초 콘돌리사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1998년 '르윈스키 스캔들'로 세기의 특종을 하며 명성을 떨친 드러지 리포트의 영향력이나 신뢰성이 예전에 미치지 못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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