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결승전이다.
'홍명보호'가 3ㆍ4위전에서 일본과 동메달을 놓게 다투게 됐다. 한국은 8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준결승 브라질과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비록 '홍명보호'의 거침 없는 질주가 브라질의 벽에 막혔지만 3ㆍ4위전에서 한일 매치업이 이뤄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전이 끝나자 선수들에게 "또 다른 결승전이 남아 있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자"고 강조하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은 한일 올림픽대표팀간 상대 전적에서 4승4무4패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경기 맞대결에서 3무2패로 열세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일본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홍 감독은 "일본은 전통적으로 패싱 게임을 한다. 일본 선수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공격수가 있고 스피드가 빠른 선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8강 이집트전까지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된 수비력을 보였고 세계 최강 스페인을 조별리그에서 제압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내고 있다.
허리 싸움이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홍 감독은 "미드필더 싸움에서 지면 힘들다. 우리 허리진이 좋기 때문에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예고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기성용(셀틱), 박종우(부산)의 '삼각 미드필더 라인'은 '홍명보호'의 최대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홍 감독은 활동량이 풍부하고 킥 능력이 좋은 박종우를 일본전을 겨냥해 브라질과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정도로 허리진의 컨디션 조절에 초점을 맞췄다.
정교한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은 일본도 히가시 케이고(오미야), 야마구치 호타루, 오기하라 다카히로(이상 세레소 오사카)가 중원을 이끈다. 오기하라는 코너킥을 담당하는 등 전문 키커로 활약하고 있다. 히가시는 공간 침투 패스가 좋고 슈팅력도 빼어나 종종 중거리포로 득점을 기록하기도 한다. 이번 여름에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한 기요타케 히로시(뉘른베르크)는 측면 공격 요원. 그는 지난해 8월 한국과 친선경기에서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에 뼈아픈 '삿포로 쇼크'를 안긴 바 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태극전사들은 "세트피스에서 득점이 날 확률이 높은 경기다. 잘 준비하겠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국은 기성용과 박종우, 박주영(아스널), 김보경(카디프 시티) 등 전문 키커가 많아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력적인 공격을 펼칠 전망이다. 일본 역시 이집트와 8강전에서 세트피스에서 2골을 몰아넣을 정도로 날카로움을 뽐내고 있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에서 3골을 기록하고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 오츠 유키(묀헨글라트바흐)와 2골을 넣은 나가이 켄스케(나고야)가 빼어난 득점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나가이는 홍 감독이 지목했던 스피드가 탁월한 공격수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맨체스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