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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세계박람회 스웨덴관 디자인한 토마스 샌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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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세계박람회 스웨덴관 디자인한 토마스 샌델

입력
2012.08.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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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19세기 후반까지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적은 재료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건축과 디자인이 활성화했지요. 나무나 호수, 조약돌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많고 어둡고 긴 겨울 때문에 밝은 색상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스웨덴 건축과 디자인의 핵심 철학은 '기능성'과 '자연'입니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토마스 샌델(53)은 8일 서울 신사동 스칸디나비안 디자인하우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북유럽 디자인 탄생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덴마크 가구 디자이너 핀 율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주목 받는 등 최근 국내에서 '북유럽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식을 줄 모른다. 자연친화적인 이미지에 기능적으로도 탁월한 제품, 가구, 인테리어가 주는 매력 때문이다.

샌델은 스톡홀름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스웨덴건축미술관의 디자인을 맡은 건축 디자이너이자 이케아, 아르텍, 아스푸룬드 등 유명 회사의 가구 디자인에도 참여한 전방위 디자이너다. 스웨덴건축가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스웨덴 디자인상' '레드닷 디자인상' 등 스웨덴 안팎의 권위 있는 상을 여럿 받았다. 자신이 디자인한 여수세계박람회 스웨덴관 방문을 위해 이날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여수박람회 스웨덴관 디자인은 그의 말대로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 전통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중요한 디자인 컨셉 중 하나는 '눈 속에서의 야영'. 해가 짧은 겨울이면 스웨덴 사람들은 눈 속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 햇볕을 쬐는데, 그것을 '눈 속에서의 야영'이라고 부른다. 그는 스웨덴관 바닥에서 해안의 느낌을 살리고, 벽면에는 구멍을 파낸 눈의 흔적을 형상화했다. 스웨덴관 전체는 목재를 수직으로 감싸 북구의 숲 속을 표현했다. "예나 지금이나 기능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그는 스톡홀름의 국립현대미술관 건축 작업에서도 전시관 자체보다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구내식당, 서점 등 공공장소 디자인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한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의 디자인은 기능성과 자연에서 얻은 영감이란 기본적인 특징에 변함이 없지만 최근에는 디자이너 나름의 유머 감각을 가미하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샌델 역시 기다란 나무 벤치에 초록과 빨강으로 알록달록한 색감을 살리고 부분적으로 구멍을 뚫어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살리는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그는 "디자인뿐 아니라 건축도 시대적 가치를 고려하고 현대적인 감각 역시 가미해야 한다"며 "이제는 집에 사는 사람뿐 아니라 집 주변을 둘러싼 환경도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오래된 건축물을 현대식 빌딩으로 대체해가는 각국 대도시의 천편일률적 건축 추세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다. "옛 건축물을 마구잡이로 없애는 것은 역사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건축은 연속적인 발전의 모습을 품고 있어야 하지요. 도시는 예스러움과 더불어 동시대적인 새로움을 함께 담아내야 하거든요."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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