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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독주 재미없는데 공천헌금 겹쳐 '與 최악의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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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독주 재미없는데 공천헌금 겹쳐 '與 최악의 경선'

입력
2012.08.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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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대선 경선이 최악의 경선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안 그래도 흥행을 끌지 못하는 구도였는데 공천헌금 의혹 파문이 터지면서 불에다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있어서다. 경선이 2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러다 '컨벤션 효과'는커녕 본선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경선은 출발부터 흥행 실패가 예고돼 있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일방 독주하는 구도였기 때문에 흥미를 끌 요소가 거의 없었다. 이와 관련해선 경선 룰 논란을 겪으며 정몽준 이재오 의원이 불참하는 등 박 전 위원장이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해 흥행 실패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게다가 일각의 경선 연기 주장을 박 전 위원장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아 경선 기간이 런던올림픽과 겹친 것도 국민 외면을 부른 또 다른 이유다.

이런 와중에 터진 공천헌금 의혹 파문은 경선 흥행 참패를 부르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당장 김문수 김태호 임태희 후보가 경선 보이콧을 해 파행을 겪기도 했으며 겨우 봉합되긴 했지만 이번 사태는 새누리당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 냉소를 한층 키우게 됐다.

특히 공천헌금 의혹 파문으로 박 후보와 비박(非朴) 후보 간 불신과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진 게 문제다. 김문수 후보는 6일 서울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의 홍보 동영상을 틀면서 박 후보와 고 최태민 목사가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을 삽입했다. 다분히 두 사람의 루머를 염두에 둔 것이다. 7일에도 김 후보는 "불통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 전화도 잘 안 된다"고 박 후보를 정조준했다.

김태호 후보도 이날 "박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걱정, 안돼도 걱정"이라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맞섰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40대 기수론 등을 거론한 뒤 "목숨을 건 정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공격했다.

비박 주자들의 박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식 공세가 이어지면서 합동연설회장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다수인 박 후보 지지층의 야유와 고함만 계속되는 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박 후보 연설 때만 박수가 나오고 다른 4명의 후보들 순서에서는 "집어치워" "조용히 해"라는 고함과 "우~"하는 야유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박 후보가 먼저 연설을 끝내면 지지자들이 썰물처럼 연설회장을 빠져나가 객석이 썰렁해지는 게 다반사다.

이와 관련,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경선을 무난하게 치른 뒤 본선을 대비하려 했는데 비박 주자들과의 신경전이 격해지면서 오히려 이래저래 상처만 입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한 당직자는 "전체적으로 경선이 당의 역량을 한데 모으는 화합과 단결의 장이 돼야 하는데 지금 모든 게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우려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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