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검찰에 다시 소환된 조기문(48)씨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그는 이 사건 제보자인 정동근씨에게 3억원을 전달받아 이를 새누리당 현기환 전 의원에게 건네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이다. 때문에 그의 진술에 따라 이번 사건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공천헌금 의혹 파문의 정점에 서 있는 조씨는 당초 "정씨를 만난 적도,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했지만 지난 4일 검찰 조사에서 "정씨를 만나 활동비 명목으로 (3억원보다는 적은) 돈을 받았다"고 진술하는 등 입장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 이날 조사에서는 "아예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재차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가 진술을 번복하고 있지만 정씨로부터 일정 부분의 돈을 건네 받았을 것이란 판단 아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씨가 정씨로부터 3억원 이하의 돈을 받고 이를 중간에서 가로 챈 이른바 '배달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실제 전달된 돈이 3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금액이라면 공천헌금이 아니라 현 의원이 선거 기간 일정 부분 역할을 한 조씨에게 전하는 단순 사례금이거나 아니면 당의 주요 인사에게 건네기 위한 인사 명목의 돈이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는 당초 현 전 의원과 통화한 뒤 "알았습니다"라고 전송된 문자메시지를 정씨에게 보여줬지만 현 전 의원은 "조씨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해서도 허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씨는 최근 10년간 부산 정가에서는 '마당발'로 소문날 정도로 제법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워낙 안 좋은 소문이 많아 부산시당에서도 기피했던 인물이라는 식이다.
부산 출신인 것으로 알려진 조씨는 그간 부산 정가에서 국회의원, 시의원 등과 친분을 쌓았다. 뚜렷한 직업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당 관계자들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2004년 한나라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을 지냈으며 이후 선거기획사 등을 운영하기도 했다.
조씨가 현기환 전 의원과 안면을 튼 것도 시당 홍보위원장 시절이다. 현 전 의원은 "조씨가 연세대 1년 선배라고 해서 한동안 형으로 모셨는데 나중에 학력과 나이가 거짓말이란 걸 알고 부대변인 발령이 난 2006년 9월 이후 관계를 끊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각종 선거에서 후보자들을 도우며 정치권과의 관계를 넓혀갔다. 특히 2007년 대선 후보 경선과 지난해 7ㆍ4 전당대회 때는 홍준표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한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007년 경선 당시 대부분이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쪽에 서 있던 상황에서 홍 후보가 부산에 가면 공항에 직접 마중을 나오곤 했다"고 전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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