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검찰이 정교회 성당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반대하는 공연을 한 여성주의 펑크록밴드 푸시라이엇(Pussy Riot) 멤버들에게 징역 3년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마돈나 등 해외 문화계 인사들까지 나서 이들의 처벌에 반대하며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은 7일 열린 공판에서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행위' 혐의로 기소된 푸시라이엇 멤버 3명에게 3년형씩을 구형하며 "그들은 종교적 증오를 보여 신자들의 감정을 모욕했다"고 밝혔다.
푸시라이엇 멤버 5명은 러시아 대통령 선거전이 펼쳐지던 지난 2월 모스크바 크렘린 인근 러시아 정교회 구세주성당에서 깜짝 공연을 했다. 이들은 복면을 쓰고 제단 위로 뛰어올라 '성모여 푸틴을 쫓아내소서'란 노래와 요란한 춤을 선보였다. 공연 장면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 러시아 정계와 종교계는 발칵 뒤집혔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3월 초 푸시라이엇의 여성 멤버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22), 마리야 알료히나(24), 예카테리나 사무체비치(29)를 체포했다. 러시아 검찰은 최고 7년형에 처할 수 있는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행위'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고 지난달 30일부터 재판이 시작됐다.
러시아 검찰은 신성모독을 내세웠지만 '푸틴 모독'에 대한 괘씸죄로 이들을 처벌하려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재판이 벌어진 모스크바 하마보니키 법원 주변에서는 연일 푸시라이엇을 지지하는 시위가 펼쳐졌고 러시아 야권과 시민단체는 푸시라이엇 사법처리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외 문화계 인사들도 잇따라 푸시라이엇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공연을 위해 모스크바를 찾은 미국 팝스타 마돈나는 7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다"며 "재판관들이 관용을 베풀어 푸시라이엇 멤버들이 풀려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 가수 수팅, 미국 록밴드 레드핫칠리페퍼스 등도 푸시라이엇의 석방을 촉구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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