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헌금 수수 의혹에 등장하는 관계자들의 진술이 오락가락하거나 신빙성이 떨어져 검찰이 사건 전모를 밝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제보자인 정동근씨가 3억원이 든 쇼핑백을 조기문씨에게 서울역에서 전달했다는 것에서 이번 사건이 시작된다. 이는 정씨가 선관위에 제보한 내용과도 일치한다. 하지만 3억원이 든 쇼핑백을 혼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해 공개적인 장소에서 조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3억원을 서울역 식당에서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돈을 건네 받았다는 조씨는 매 상황마다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의문점을 가장 증폭시키고 있는 인물이다. 조씨는 당초 이 사건이 불거지자 "사건 당일에는 부산에 있었고 저녁을 온천장에 있는 횟집에서 먹었다. 카드 영수증도 갖고 있다"고 주장하다 다음날에는 "그날 서울에 있었지만 강남에 있었고 돈을 전달했다는 정씨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조씨는 지난 4일 1차 검찰조사에서는 "서울역에서 정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이 들어있다는) 쇼핑백을 받은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정씨를 만났지만 3억원이 아닌 활동비 명목으로 500만원 정도 받았다"고 진술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왔지만 그는 7일 검찰의 2차 조사에서 "정씨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현영희 의원은 "50만원 이상 인출하지 않으며 남편 법인 돈도 쓰지 않는다"고 언론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 의원의 한 측근은 "조씨에게 넘어간 돈은 수고비 명목으로 500만원 정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언급이 사실일 경우 현 의원이 500만원을 찾기 위해 50만원씩 10차례 인출했다는 것이 된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진술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검찰 주변에선 지난 6일 현 의원과 정씨의 대질 과정에서 정씨는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말한 반면 현 의원은 말문이 자주 막혔다는 후문이다. 검찰은 또 정황상 돈을 건넨 것으로 보이는 현 의원과 일절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조씨와의 대질 신문도 계획하고 있다.
돈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현기환 전 의원은 "현 의원과 통화한 적도 없고 조씨와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의 '대포폰' 사용 의혹에 대해서도 "일절 대포폰을 쓴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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