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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냄새 처음" 녹조 악취 식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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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냄새 처음" 녹조 악취 식수 위협

입력
2012.08.0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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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은 녹조에 점령당해 있었다. 시민들은 악취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한강은 상ㆍ하류 가릴 것 없이 온통 녹색 빛깔을 띠었다.

자전거를 타고 서초구 반포대교 남단으로 나온 최은경(53)씨는 "강에서 흙냄새 같은 악취가 나 운동하던 중간에도 쉴 곳을 찾을 수 없었다"며 "매주 2~3번은 팔당댐에서 행주대교까지 한강을 따라 왕복하곤 하는데 이런 악취가 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녹조로 인한 악취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한강시민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했다. 일곱살 아들과 함께 강동구 광나루한강공원 수영장을 찾은 조성형(38)씨는 "녹조가 심해지면 악취 때문에 아들이 좋아하는 야외수영장을 다시 찾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서울시는 수돗물 수질관리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1일 서울 지역의 5개 취수원에서 수질을 측정, 분석한 결과 3곳이 조류주의보 발령 기준(클로로필-a 농도 15㎎/㎡ 이상, 남조류 세포수 ㎖당 500개 이상)을 초과했다. 8일 재측정에서도 기준치를 넘으면 조류주의보가 발령된다.

암사아리수정수센터의 이해원(50) 수질팀장은 "남조류 제거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분말활성탄 사용량을 늘리기 시작, 현재 투입 가능한 최대치에 가까운 물 1리터 당 25㎎을 투입하고 있다"며 "하지만 녹조가 심화된다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서울 지역 정수장에 투입되는 분말활성탄은 하루 105톤(1억6,800만원 상당)에 달한다. 현재 비축량은 2,115톤으로 20일 정도 더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류주의보가 발령될 경우 녹조 제거를 위한 황토 살포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지만 상류지역에서 유입되는 녹조량이 줄지 않는다면 한강의 녹조 현상을 막을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서울 지역에서 수돗물 악취로 인한 집단 민원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천시 부평구 부평정수사업소도 비상이 걸렸다. 팔당댐과 서울 풍납취수장에서 끌어온 물은 지오스민 농도를 낮추기 위해 대량으로 투입된 분말활성탄 때문에 시커먼 빛깔을 띠고 있었다. 부평정수사업소에서 하루 상수원수 18만톤을 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분말활성탄 양은 4톤에 이른다. 인천의 부평, 공촌, 수산정수사업소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은 최근 악취를 유발하는 지오스민 농도가 환경부 기준인 20ppt를 크게 웃돌았다. 때문에 매주 1차례 실시했던 원·정수 수질검사를 하루 1차례로 늘렸다.

정수사업소 관계자는 "1991년부터 부평정수사업소 연구실에서 근무했지만 최근처럼 냄새 유발 물질 수치가 올라간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지 않은 정수사업소에서 지오스민 농도를 낮추는 방법은 분말활성탄 투입이 유일하다. 그마저도 하루 5톤 이상을 투입하면 정수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린다. 많은 비가 내리기 전까지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것이다. 오존을 투입하고 입상활성탄여과지로 물을 거르는 고도처리시설은 지오스민 농도를 2~3ppt까지 낮출 수 있지만 설치에 큰 돈이 든다.

정수사업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인천지역 4개 정수사업소에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데 2,300억원이 넘게 들다 보니 현재로써는 분말활성탄을 투입하는 수밖에 없다"며 "예산을 들여 상수원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손발이 맞지 않다 보니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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