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20∙한체대)이 남자 체조 도마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기세를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18∙세종고)가 바통을 이어 받는다. 손연재는 9일 오후 8시(한국시간)부터 이틀간 예선 경기를 치른다.
손연재의 런던올림픽 목표는 일단 결선 진출이다. 한국 리듬체조는 아직까지 올림픽 결선 진출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23명의 출전 선수 중 성적이 좋은 상위 10명이 결선에 오른다.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예브게니아 카나예바(러시아)를 비롯해 네타 리브킨(이스라엘), 멜리티나 스타니오타(벨라루스) 등 세계 정상급의 선수가 총 출동한다. 메달 획득은 쉽지 않지만 손연재는 올 시즌 5차례 월드컵에서 한층 더 성숙한 연기를 선보였기 때문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후프 종목에 강점을 보였던 손연재는 볼과 곤봉, 리본 등 나머지 종목에서 모두 고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월드컵에서는 네 종목 모두 28점대(30점 만점)의 점수를 받아 개인 종합 5위에 올랐다. 작은 체구지만 유연함과 밝은 표정을 앞세운 연기로 리듬체조 강국인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다.
손연재의 결선 진출 관건은 '실수 줄이기'다. 손연재는 올림픽을 2주 가량 앞둔 최종 리허설 대회에서 뼈아픈 실수를 했다. 볼 종목에서 볼을 공중으로 던져 팔 뒤로 받아내는 동작을 하다 그만 놓쳤다. 매트 바깥으로 굴러간 공을 급히 주워 올리는 순간 음악이 끝나버렸다. 5월 월드컵 결선에서는 리본 연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수구가 끊어지는 불운으로 실격 당한 적도 있다. 손연재는 올림픽에 앞서 했던 실수를 액땜이라 생각하고 있고,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꼼꼼히 수구를 체크하고 있다.
손연재는 지난달 22일부터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는 러시아 리듬체조 선수들과 영국 셰필드에서 보름간 적응 훈련을 한 뒤 7일 결전의 땅인 런던으로 넘어왔다. 런던에서 곧바로 올림픽 경기가 열릴 그리니치 아카데미에서 몸을 풀며 개인 종합 예선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손연재는 9일 후프와 볼을, 10일엔 곤봉과 리본 연기를 펼친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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