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프랑스 파리 만국박람회에 대한제국이 출품했던 우리 악기 11점이 1년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여는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박물관에서 7일부터 선보인다. 국악박물관 재개관 특별전 ‘1900년 파리, 그곳에 국악’에 나오는 이 악기들은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고종 황제가 친히 골라 왕실 생활 도구, 무기류, 도자기와 함께 보냈으나 박람회가 끝난 뒤 도로 가져올 돈이 없어 프랑스에 기증, 현재 프랑스음악박물관이 소장 중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프랑스에서 빌려 왔다. 파리로 보낼 때도 나랏돈이 없어 프랑스에서 모금해준 돈으로 겨우 부쳤다. 망해가던 나라의 비애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전시는 10월 7일까지 한다. 금박으로 학 그림을 장식한 거문고, 현재 남아 있는 것으로는 가장 오래된 해금 등이 포함돼 있다. 파리 만국박람회 관련 화보, 그 시절 조선의 음악을 보여주는 고악보와 문헌, 사진 등을 함께 보여준다.
새 단장을 마친 국악박물관은 주제별로 전시장을 재구성했다. 궁중음악실, 음악 관련 고고 유물을 소개하는 원류음악실, 서민음악실, 선비음악실, 세종음악실, 궁중음악인실, 근현대음악실, 입체영상실로 구분했다. 유물이 많지 않고 전시 내용도 짜임새가 부족해 대체로 빈약해 보이는 게 아쉽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