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신개념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카라'를 개발한 최호식 매직카라 대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판로가 없어 회사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수년 전 일부 대기업들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만들어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했지만, 전기료가 매우 많이 나오고 냄새와 소음 등의 문제로 소비자들이 실망하면서 시장 자체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최 대표가 내놓은 신제품은 전기료와 냄새, 소음 문제를 모두 개선했지만 한번 죽어버린 시장이 되살아나기는 어려웠다.
올해 1월 개국한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채널 홈앤쇼핑이 최 대표에겐 구원투수가 됐다. 네 번에 걸쳐 방송한 결과 매진되는 호응을 얻었고, 절전 효과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입소문도 났다.
홈앤쇼핑이 최근 개국 6개월 만에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5일 홈앤쇼핑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상반기 2,75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데 이어, 7월 중 3,000억원을 돌파, 올해 매출 목표인 5,000억원을 훌쩍 넘은 6,0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5개 홈쇼핑 채널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나선데다, 중소기업 제품을 80% 이상 방송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빠른 시간 내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다.
이처럼 잘 나가는 비결에 대해 홈쇼핑 업계에서는 '확실한 차별성'을 꼽고 있다. 다른 홈쇼핑 채널이 연예인을 내세운 마스크와 팩, 보험상품 등 비슷비슷한 인기상품 위주로 방송하는 데 비해 홈앤쇼핑은 매직카라와 같은 중소기업의 혁신 제품을 발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홈앤쇼핑에서 발굴해 처음 방송한 '행복한 효소'는 큰 인기를 끌면서 상반기 40억원의 매출을 달성, 다른 홈쇼핑사에도 진출했다. 믹서기이지만 두부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이 있어 큰 호응을 얻은 대성헬스믹 믹서기는 홈앤쇼핑에서만 상반기 9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개국 전 철저한 준비를 한 것도 초기 안착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순구 홈앤쇼핑 대외협력심의실장은 "초창기 연봉을 더 주더라도 우수한 인재만 데려왔고, 1,000억원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풀HD 방송이 가능한 첨단 방송 시스템을 갖춰 세련된 화면을 내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역방송국(SO)과 협의해 홈쇼핑 매출에 가장 중요한 주요 채널을 확보한 것도 큰 힘이 됐다. 7월 초부터 KT IPTV 및 CJ헬로비전에서 지상파 채널 사이인 'S급 채널' (6~10번)에 방송할 수 있었는데, 이때부터 매출이 더 급격하게 올라갔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위한 채널이므로 회사의 이익이 날 경우 대부분 중소기업에 대한 수수료 인하와 제품홍보 등에 쓰이게 된다"며 "연초 33%에 달했던 방송 수수료율도 현재 29%까지 내려와, 35%에 이르는 다른 홈쇼핑에 비해 중소기업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