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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정서 드러나는 애플의 영업비밀/ 갤럭시탭 비웃던 애플, 뒤에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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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정서 드러나는 애플의 영업비밀/ 갤럭시탭 비웃던 애플, 뒤에선 고심

입력
2012.08.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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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쌓여있던 애플의 영업비밀이 삼성전자와의 특허 침해 소송 과정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태블릿 PC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웃었던 애플이 내부적으론 이 제품 때문에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9.7인치의 아이패드 출시 이후 삼성전자 태블릿PC인 갤럭시탭과 같은 크기의 7인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의를 심각하게 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내용은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양 사의 특허침해 본안 소송 3차 심리에서 공개됐다.

에디 큐 애플 수석 부사장은 공개된 2011년 1월 사내 이메일에서 갤럭시탭을 산 뒤 크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팔아버렸다는 한 블로거의 글을 인용, "삼성전자 갤럭시탭을 사용해 보면 7인치 시장이 생길 것이고, 애플도 준비해야 한다고 믿게 될 것"이라며 "스티브 잡스에게도 이런 의견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잡스도 지난 해 10월 사망 직전 "(이런 의견을) 잘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았다"고 그는 이메일에서 밝혔다. 인터넷 검색에선 약점이 있지만 이메일과 전자책, 페이스북, 동영상을 이용하기엔 7인치 크기의 태블릿 PC가 적합하다는 분석이었다.

사실 이 내용은 애플에겐 감추고 싶었던 비밀이었다. 잡스는 삼성전자 갤럭시탭이 공개된 직후인 2010년 10월 "7인치 태블릿은 (화면 크기가 너무 작아) 시장에 '도착 시 사망(Dead On Arrival)'하는 운명이 될 것"이라고 독설을 퍼붓는 등 아이패드의 9.7인치 화면이 사용자가 가장 쓰기 편한 크기라고 주장해 왔다.

이와 함께 아이폰ㆍ아이패드에 들어간 막대한 마케팅 비용 및 아이폰 개발 프로젝트 관련 정보들도 밝혀졌다. 3차 심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필립 실러 애플 부사장은 "2007년에서 2011년 사이에 애플은 미국에서 아이폰 광고비로 6억4,700만달러(약7,300억원)를 집행했고, 2010~11년 사이 아이패드 광고비는 4억5,720만달러(5,200억원)였다"고 말했다. 잡스는 또 아이폰의 사용자환경(UI)과 스크린에 뜨는 버튼 및 이미지에 관련된 작업 인력은 회사 외부가 아닌 철저히 내부 직원들에게만 맡기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 사의 특허 침해 본안 소송 담당인 루시 고 판사는 '법정에서 배제된 증거를 언론에 발표한 삼성전자를 제재해 달라'는 애플 측 요청을 기각했다. 루시 고 판사는 9명의 배심원들로부터 해당 내용이 담긴 언론기사를 본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은 뒤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그는 "그 증거가 재판에서 배제된 사실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외부에 흘렸다"며 "부차적인 일로 법정에서 주의가 흐트러지도록 놔두지 않겠다"고 삼성전자에게 엄중 경고했다.

애플은 앞서 법원에서 배제된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는 이유로 ▦재판부에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삼성전자가 침해했음을 인정해줄 것 ▦애플이 일본 소니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을 증거로 채택하지 말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삼성전자 제재조치를 요청했다.

루시 고 판사는 이밖에 국가별 매출 현황은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말아달라는 애플의 요청도 기각했다. 애플은 현재까지 국가별 매출 대신 아시아ㆍ태평양, 북미, 유럽 등 지역단위로 매출을 공개해 왔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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