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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서 냄새 난다" 팔당물 녹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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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서 냄새 난다" 팔당물 녹조 비상

입력
2012.08.0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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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 수계에서 발생한 녹조가 팔당까지 확산돼 수도권 상수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악취를 유발하는 지오스민(Geosmin) 농도는 권고기준(20ppt)의 30배에 가까운 590ppt(1pptㆍ물 1리터에 10억분의 1g)가 검출됐다.

5일 환경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부터 발생한 북한강 수계의 녹조 현상이 폭염과 강수량 부족 등이 겹치면서 팔당댐 수문 근처까지 확산됐다. 북한강 수계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녹조가 발생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일대에 취수장이 있는 남양주시에서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18건 발생해 경기도는 각 정수장에 활성탄을 평소보다 50% 이상 늘려 투입할 것을 지시했다. 또 방제선을 동원해 각 취ㆍ정수장을 중심으로 녹조류 저감에 효과적인 황토 2.7톤을 뿌렸다.

경기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수질이 좋은 북한강에서 지난해에 이어 녹조 현상이 또 다시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올해는 폭염에다 이렇다 하게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녹조가 예년보다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남조류에서 분비되는 대사물질인 지오스민의 농도가 팔당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녹조가 처음 발생한 북한강 수계의 지오스민 농도는 떨어지고 있으나 팔당의 지오스민 농도는 지난달 31일 84ppt에서 107ppt(1일) 500ppt(2일) 590ppt(3일)로 증가일로에 있다.

환경부와 경기도는 지오스민 농도가 계속 증가할 경우 서울과 경기 일대에 악취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분말활성탄 비축 등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오스민이 증가하면 수돗물에서 흙 냄새가 나는 등 불쾌감을 유발하나 3분 정도 끓일 경우 날아가버려 인체에 별다른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도 아나톡신이나 마이크로시스틴 등 인체에 유해한 남조류 독소물질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도는 되풀이 되는 수돗물 악취민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도정수시설 설치를 시급히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오존, 망여과, 활성탄 등을 활용해 일반 공정으로는 잡아낼 수 없는 냄새유발물질 등을 걸러내는 최신 정수기법이다.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본부 관계자는 "정부에 북한강 수계 17개 지방 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를 위해 예산지원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녹조 발생이 빈번한 만큼 도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고도정수처리시설 확충을 지속적으로 환경부 등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2015년까지 서울시 6개 정수장과 수자원공사 8개 수도권 광역정수장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조기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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