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전면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을 처음으로 비쳤다. 라호이 총리는 3일 국무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구제금융 신청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경제 위기 해소에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본 뒤 신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라호이 총리의 발언은 재정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하면 국가 구제 금융을 신청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몇 달 동안 국채 금리가 7%를 상회하는 위기에 처했을 때도 “구제금융은 필요 없다”고 계속 강조해왔다. 그러나 2일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별다른 부양조치가 나오지 않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국가들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국채 이자를 깎아주는 것 이상의 지원은 할 수 없으며, 해당 정부에 엄격한 재정 지출 축소를 요구하는 등의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라호이 총리가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전면 구제금융 시 3,000억유로(약 415조2,000억원)가 필요하다”고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스페인 국채 매입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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