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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숲체험여름학교, 그린캠프’현장 가보니

입력
2012.08.0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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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에 위치한 숲 속.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여고생 160명이 2조로 나뉘어 3박 4일 일정의 ‘숲 속 은둔 생활’을 자처했다. ‘휴대폰, 인터넷, 돈’ 세 가지 없이 나흘을 버티기로 동의한 이들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SNS와 인터넷을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10대들이 3무(無) 숲 속 행을 택한 이유는 한 가지. 숲 학교에서만큼은 문자 대화보다 친구의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풍경보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는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유한킴벌리와 국립산림과학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숲체험여름학교, 그린캠프’ 현장에서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었다. 정혜빈(17·청명고1)양은 “첫 날은 올림픽도 못 보고 카톡을 안 하니까 답답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적응이 되니까 숲에서 친구들이랑 별 보면서 노는 게 더 재미있어졌다”고 했다. 조현희(17·전주유일여고1)양도 “처음에는 왜 그렇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휴대폰이나 인터넷을 못하니까 오히려 친구들과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가 학생들은 덤으로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산림·환경 전문가 20여명과 함께 ‘숲과 나무’ ‘숲과 토양’ ‘숲 다양성’ ‘숲 속 명상’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연을 보고 듣고 느꼈다. 이를 증명하듯 학생들 누구에게 물어도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나무, 곤충 이름들이 줄줄 나왔다. 이한솔(17·경남외고1)양은 “등화채집으로 누에나방도 봤고, 숫사슴벌레, 자벌레, 제주매미 같은 곤충들도 만져봤다”며 “교과서에서 이름만 듣던 것들을 직접 보니 새로웠다”고 했다. 김재희(18·수원농생명과학고2)양은 “가래나무 열매와 물푸레나무의 특성을 배우고 나무의 키를 쟀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며 “막연히 산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진로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행사를 총괄한 김혜숙 유한킴벌리 지속가능경영본부장은 “지난해와 다르게 이번에는 숲 속 명상, 그림 치료 같은 ‘힐링’ 프로그램도 넣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휴대폰이나 인터넷 사용을 잠깐 멈추고 숲에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여고생들로 1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학생들이다.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은 35.5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불볕더위가 이어졌지만 동해안 지방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 숲 속 온도계의 수은주는 23도를 가리켰다. 정혜빈양은 “오전에 숲에서 물소리, 빗소리, 새소리를 들으면서 요가를 했는데 천국 같았다”며 “서울은 지금 엄청 덥다는데 집에 돌아가기 싫다”며 웃었다.

양양=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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