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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구 美피츠버그대 교수 "진공관 원리 이용, 반도체 전자속도 100배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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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구 美피츠버그대 교수 "진공관 원리 이용, 반도체 전자속도 100배 향상"

입력
2012.08.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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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최소 10배 빠른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서울대 해외석학초청강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김홍구(사진) 미국 피츠버그대 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는 5일 "새로 개발한 전자소자에서 전자의 속도는 기존 반도체에 쓰인 실리콘 소재 트랜지스터보다 10~100배 빨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도체의 정보처리속도는 정보를 담고 있는 전자가 빨리 움직일수록 향상된다. 그래서 업계에선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여 전자의 이동거리를 좁히거나, 속도를 높여 반도체의 성능을 계속 높여왔다. 지난 40여 년간 18개월마다 트랜지스터의 속도와 용량이 2배씩 는다는 '무어의 법칙'은 정설처럼 꼭 맞아 떨어졌다.

그러나 김 교수는 "트랜지스터 등 전자가 움직이는 회로의 폭이 수십 나노미터(㎚ㆍ1㎚는 10억분의 1m)까지 줄어 더 이상 좁히기 힘들다"며 "고체인 실리콘에 영향 받아 전자의 속도가 준다는 것도 실리콘 소재 트랜지스터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그 한계를 트랜지스터에 진공관 원리를 덧입혀 그가 해결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일 자매지 에 실렸다. 진공관은 1907년 개발됐다가 트랜지스터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전자소자. 금속에 높은 전압을 가하면 진공으로 전자가 방출되는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진공에서처럼 전자가 아무런 저항 없이 움직인다면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금속이나 반도체에서 튕겨 나온 전자는 공기 중이라도 65㎚까진 진공에서 움직이는 것과 같거든요."

김 교수는 실리콘 소재 트랜지스터에 20㎚ 길이 구멍을 뚫어 1V 이하 전압에서도 전자가 쉽게 방출되도록 했다. 전자는 공기가 찬 공동(空洞)을 통해 진공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빠르게 이동한다.

"전자에게 실리콘 소재 트랜지스터가 방해물 많은 비포장도로라면 이번 소자는 뻥 뚫린 초고속도로에요. 1~3V 전압에서 작동하는 기존 소자보다 전압이 낮아 에너지소모량도 적고, 트랜지스터에 변형을 준 거라 공정과정에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을 겁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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