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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파문, 대선 판 흔드는 태풍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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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파문, 대선 판 흔드는 태풍 될까

입력
2012.08.0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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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여름 휴가철에는 정치 지형이 요동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대선을 4개월 보름 앞둔 이번 휴가철에는 완전히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파문이 갑자기 터져 판을 뒤흔들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검증 작업이 시작되고,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다양한 변수가 나타나는 가운데 여당의 공천 비리 의혹까지 제기되자 대선 판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경쟁 구도가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어서 향후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추이가 주목된다.

4ㆍ11 총선 이후 최근까지 전반적인 대선 레이스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새누리당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이후 선두권을 달렸고, 안 원장이 바짝 추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안 원장이 7월 19일 저서 을 출간하고 SBS '힐링캠프'에 출연하는 등 사실상 대선 출마 행보에 나서면서 안 원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일부 조사에서는 안 원장이 박 전 위원장을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최태원 SK 회장 구명 탄원서 서명 논란이 불거지는 등 안 원장에 대한 검증 공세가 시작되자 안 원장의 지지율이 다시 꺾였다. 리얼미터가 2일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30.9%로 전날(36.0%)보다 5.1%포인트나 떨어졌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손학규 후보가 재야파 의원들의 모임인 민평련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으면서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터진 공천 비리 의혹 파문은 총선 당시 당을 진두진휘했던 박 전 위원장에게 대형 악재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3일 "그동안 여권의 비리나 실정이 박 전 위원장의 것이 아닌 것으로 비쳐졌으나 이번 사태는 처음으로 자기 것이 터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도 "박 전 위원장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므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천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안 원장이나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최근 검증 무대에 올라 주춤해진 안 원장에게는 숨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 원장 검증에 들어가려는 순간 오히려 기존 정치권의 치부가 드러나는 바람에 안 원장은 반사이익을 얻고 검증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정치권의 비리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정치권 밖에 있는 안 원장을 대안으로 여기면서 안 원장 지지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안 원장에 대한 가랑비식 검증이 계속되면서 박 전 위원장과 안 원장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수도 있다. 이런 흐름들이 맞물리면서 대선 구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 지지율 변화는 있겠지만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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