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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美 경합주 유세 '뜨거운 현장'/ 연설의 달인 면모… "4년 더!"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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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美 경합주 유세 '뜨거운 현장'/ 연설의 달인 면모… "4년 더!" 메아리

입력
2012.08.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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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오후 8시 미국 버니지아주 라우던카운티 리스버그시. 라우던카운티 고교 앞 잔디광장에 모인 민주당 지지자 3,000여명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단 위로 걸어 나오자 "오바마"를 외치는 소리가 광장을 메웠다. 행사 명칭은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함께 하는 풀뿌리 이벤트'. 11월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민주당 선거유세다.

지지자들은 500m 가까이 줄을 지어 길게는 아침부터, 짧게는 서너 시간 서 있다가 검색대를 통과했다. 흑인과 백인은 물론 아시아계 소수인종까지 뒤섞여 발 디딜 틈 없는 행사장은 30도가 넘는 날씨보다 더 뜨거웠다. 행사가 늦어졌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흔들거나 '전진(Forward)'이라고 쓴 종이푯말을 흔들었다. 이들에게 오바마는 정치인이 아니라 대중 스타처럼 보였다.

흰 와이셔츠에 연보라 넥타이를 하고 등장한 오바마가 "라우던카운티에서 다시 이기면 버지니아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버지니아에서 승리하면 대선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포 모어 이어스(Four more yearsㆍ4년 더)"로 답했다.

오바마는 연설 주제를 '중산층 강화'로 잡고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롬니가 중산층과 저소득층 납세자의 세금부담을 늘리고 고소득층의 세금을 감면해주려 한다"며 롬니를 몰아세웠다. 오바마가 청중 질문에 즉석에서 응답하면서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특유의 연설을 25분 진행하는 동안 박수와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지지자들은 흥분된 표정으로 연신 "기가 막힌다"고 했다.

이날의 열기는 롬니의 유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었다. 롬니는 지난달 27일 같은 라우던카운티의 스털링시에 있는 공장 창고에서 약 400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유세를 했다. 20분이 안 되는 연설에서 그는 "자본주의 경제를 되살리겠다"며 오바마가 자유시장주의자가 아니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강의하듯 속사포로 쏟아 내는 롬니의 연설은 유창하기는 했어도 청중의 가슴은 울리지 못했다.

미국 대선에서 버지니아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 가운데 최대 격전지에 속한다. 그래서 지난달 14일 버지니아의 센터빌을 찾았던 오바마는 이날 리스버그를 찾았다. 특히 가구당 연 중간수입이 11만9,540달러로 미국 내 1위인 라우던카운티는 버지니아의의 풍향계로 꼽힌다. 오바마는 이곳에서 4년 전 승리했지만 최근 '반 오바마' 차량 스티커가 부쩍 늘 만큼 공화당 기류도 강하다. 이날 오바마를 먼저 맞은 것은 행사장 밖에서 '오바마 미안해요. 여기는 롬니 카운티예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던 공화당원들이었다.

리스버그(버지니아주)=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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