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의 감동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는 여자핸드볼 팀, 여자 펜싱의 역사를 새로 쓰며 '깜짝 스타'로 떠오른 금메달리스트 김지연, 언제나 변함없는 태극 여궁사들. 우리>
이들의 공통점은 비인기종목이란 점. 올림픽 때가 아니면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설움 속에서도 이들 종목이 선전을 하는 배경엔 국내 대기업들의 후원이 한몫을 하고 있다. 특히 이들 비인기 종목의 단체를 이끌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은 국가보조금보다도 많은 후원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재벌 전문사이트 'CEO 스코어'가 '2011, 2012년 대한체육회 예ㆍ결산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비인기종목에 가장 많은 금액을 후원한 곳은 2년간 총 84억7,000만원을 낸 SK그룹이었다. 현재 최태원 SK그룹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대한펜싱협회를 각각 맡고 있다.
삼성이 총 48억8,000만원을 지원해 2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현대자동차-STX-한화-한진-포스코-태영-LS-한솔 순으로 많았다. 삼성의 경우 오동진 삼성전자 고문이 대한육상경기연맹을,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대한빙상경기연맹을 각각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협회를 통한 공식후원금이며, 삼성은 계열사들이 현재 탁구 레슬링(이상 삼성생명) 태권도(에스원) 배드민턴(삼성전기) 팀을 운영하고 있어 비인기종목에 대한 실질적 지원은 최고 수준이란 평가다.
부친인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1997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총 47억3,000만원을 후원했다. 198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네 번 연임한 정 회장은 재임 기간 총 200억원을 지원했다.
이들 기업들이 지난 2년간 후원한 총 금액은 300억원으로, 13개 체육단체가 같은 기간 받은 국가보조금(213억원)보다 더 많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10개 기업이 비인기 종목 선수 및 단체에 후원한 금액은 총 4,276억원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 부문 예산(8,403억원) 절반 수준에 달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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