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도미술관에선 아주 특별한 전시회 하나가 막을 올렸다. ‘다른 그리고 특별한’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 미국 일본 등 세 나라 장애인 예술인 41명의 작품 400여점을 전시하는 무대다. 우리나라는 9명, 미국 28명, 일본 5명의 장애인 작가들이 참여해 회화, 드로잉, 입체설치, 영상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 작가들은 전원 ‘한국 에이블 아트센터’ 소속이다. 장애인 예술가를 발굴해 지원하는 에이블 아트센터가 없었다면 이번 전시회도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한국 에이블 아트센터’는 장병용(54) 목사가 이끌고 있다. 이 단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만의 특별한 예술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시도”라고 전시회 취지를 설명했다.
장 목사가 장애인 예술과 인연을 맺은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10여 년 전 목회 중 예술성이 뛰어난 장애인 신도를 만난 게 계기였다. “미술 교육을 제대로 안 받은 장애인 신도가 기성 작가 뺨치는 그림을 그리는 걸 보고 장애인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예술적 재능이 있지만 형편이 안 되는 장애인들을 발굴해 키우면 우리 사회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관련 단체 설립에 나서 2010년 에이블 아트센터를 만들었다. 그는 센터 설립 이후 줄곧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장애인 예술가들을 발굴해 키우고 있고, 장애인을 위한 예술 프로그램도 제작하고 있다.
장 목사는 장애인 예술도 예술의 한 장르로 우뚝 설 수 있다는 신념이 강하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장애인 예술이 하나의 독립된 예술 장르로 인정받고 관련 운동도 활발합니다. 일본만 해도 이미 38년 전에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 예술 센터를 설립해 수많은 장애인 예술가들을 키워냈습니다. 우린 걸음마 단계나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는 법. 장 목사는 “작품 자체에 집중하면 된다”는 팁을 제시했다. “예술은 일종의 ‘생각’을 표현하는 일이잖아요. 장애의 유무나 예술적 우월성을 떠나 작품 하나하나에 독특한 표현법을 살피다 보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예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크리에이티브 그로스 아트센터, 일본의 하나아트센터 등이 참여해국제교류전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 7일까지 계속된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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