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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봉으로 끝난 전기료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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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봉으로 끝난 전기료 공방

입력
2012.08.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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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상대로였다. 전기요금 인상을 놓고 정부와 정면대결이라도 벌일 것 같았던 한국전력이었지만 끝내 백기를 들고 말았다.

한전은 3일 이사회에서 평균 4.9%의 요금인상안을 의결했다. 6일부터 적용될 인상률은 ▦주택용 2.7% ▦심야전력 4.9% ▦일반용 4.4% ▦산업용 6.0% ▦농사용 3.0% 등. 도시 일반가정은 월 1,200원 정도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고 한다.

이로써 4개월을 끌어온 정부와 한전간 전기료 공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 과정을 반추해보면 모든 게 낡은 옛 모습 그대로 미봉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4월 한전은 13.1%의 전기료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 적자해소를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게 한전 주장이었지만, 물가에 예민한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예상대로 퇴짜. 그러자 한전은 지난달 10.7% 인상안을 다시 내밀었고, 이 역시 반려됐다. 이후 정부는 한전에 '5% 미만'의 최종 가이드라인을 통보했다. 결국 한전은 4.9% 인상안을 의결했다.

사실 처음부터 정부는 5% 이상을 용인할 의향이 없었고, 한전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전이 두 번씩이나 두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한 건, 향후 있을지 모를 책임추궁 때문이었다. 전임 김쌍수 사장이 '전기료를 올리지 않음으로써 막대한 적자를 초래했다'는 이유로 소액주주들로부터 무려 2조원이 넘는 손해배상소송을 당하자, 한전 경영진과 이사진은 '소송공포'에 휩싸였던 것이다. 결국 한전은 '끝까지 전기료 인상을 위해 노력했다'는 흔적을 남기기 위해, 반려될 줄 알면서도 고율의 인상안을 거듭 정부에 요구했던 것이다.

이걸 '처음부터 쇼'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 상장기업으로서 원가 이하의 판매가격을 정상화하려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차피 안될 일, 차라리 처음부터 4.9%라도 요금을 올렸다면 최소한 넉 달간의 적자는 일부나마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전은 당장 겨울에 한번 더 요금을 올리겠다는 계획인데, 대통령선거와 새 정부출범으로 이어지는 정치일정상 그건 불가능하다. 그 이후라도 한전은 또 다시 높은 폭의 인상을 요구하겠지만 정부 역시 반려할 것이다. 그리고는 5% 이하로 봉합될 게 뻔하다.

과연 언제까지 이런 핑퐁을 계속해야 할 까. 이젠 전기요금체계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와 중장기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산업부=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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