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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니시보리 증언 불발… 애플의 빼돌리기 의혹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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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니시보리 증언 불발… 애플의 빼돌리기 의혹 제기

입력
2012.08.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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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특허전쟁 본 게임(본안소송)을 들어간 삼성전자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애플의 전직 디자이너 니리보리이다. "애플도 소니를 베꼈다"는 그의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1년 넘게 공을 들였고, 어떻게든 그를 핵심증인으로 법정에 세우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애플이 그를 빼돌리는 교묘한 꼼수를 썼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2일 법원기록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 디자인특허의 공동등록자인 디자이너 니시보리를 작년 9월부터 추적했고, 법원과 국제무역위원회(ITC) 허가를 받아 그의 증언청취를 추진했다. 애플측은 '니시보리가 병가 중이어서 응할 수 없다"며 사실상 증언을 봉쇄했다.

삼성전자는 이 때부터 애플이 그를 '차단'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니시보리의 트위터 등을 통해 그가 조깅 서핑 심지어 해외여행을 할 만큼 건강이 양호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결국 하와이에 있던 니시보리를 찾아내 2시간 분량의 진술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 자리에서 니시보리는 애플의 디자인 책임자인 조너선 아이브의 지시로 소니를 닮은 제품을 디자인하게 됐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그를 증인으로 법정에 세우거나 ▦적어도 그의 증언을 증거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니시보리는 변호사를 통해 불참의사를 전해왔고, 미 연방법상 하와이에 있는 그를 강제로 데려오는 것 역시 불가능했다. 재판부는 그의 증언에 대해서도 청취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법정증거로 쓸 수 없도록 했다. 삼성전자로선 1년을 공들인 '니시보리 증인 프로젝트'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간 상태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핵심 디자이너였던 그가 본안 소송을 한 달여 앞둔 지난달 초 갑자기 퇴사한 것에 대해서도 '애플의 음모'로 보고 있다. 사실 애플로선 '애플의 디자인도 결코 독창적인 것이 아니라 결국은 소니를 흉내낸 것'이란 니시보리의 진술이 증거로 채택될 경우 '삼성이 애플을 통째로 베꼈다'는 소송 자체가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한 관계자는 "니시보리의 증언은 애플에겐 폭탄선언이나 다름없는 만큼 그를 교묘하게 빼돌렸을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강한 심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니시보리의 증언을 배심원들에 대한 증거로 쓸 수 없게 되자, 일반에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애플은 이에 대해 "채택되지 않은 증거를 이용하는 부도덕한 행위"라며 강력 반발했지만, 삼성전자는 "법적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애플의 악의적인 공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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