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북 한 농가에서 닭 3만 마리가 폭염으로 집단 폐사했다. 닭 주인은 마침 올 3월 NH농협손해보험이 처음 선보인 가축재해보험 폭염 특약에 가입한 상태여서 바로 보험금 신청을 했다. 닭은 산란계 기준으로 마리당 600(병아리)~7,000원(생후 140일된 처녀닭)을 보상 받을 수 있다.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닭, 오리, 돼지 등 가축들이 줄줄이 폐사하면서 '폭염 가축보험' 가입자들의 보상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2일 NH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폭염으로 죽은 가축을 보상해 달라는 농가는 59곳, 접수된 폐사 가축은 무려 9만여 마리에 이른다.
농협손보는 1997년부터 자연재해, 화재, 사고, 질병 피해를 보상해 주는 가축재해보험을 판매 중이며, 가입과 보장 기간은 1년이다. 보험료의 50%는 정부가, 20~25%는 지방자치단체(경북과 제주는 지원 없음)가 부담하고 나머지를 농민 가입자가 내는 식이다.
원래 폭염은 관련법상 자연재해에 속하지 않아 보상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상 고온 현상에 따른 농가의 가축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농협손보는 지난 3월부터 폭염을 특약에 추가했다. 닭, 오리 등 가금류를 비롯해 돼지, 소, 말 등도 보상 대상에 포함된다. 돼지는 마리당(어미돼지 기준) 50만~100만원, 소는 600만~700만원을 보상받을 수 있다.
농협손보 측은 "이상기온으로 불볕 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걸 감안하면 가축 폐사에 따른 보상 신청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농협의 가축재해보험 손해율은 1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상해야 할 돈이 가입자한테서 받는 보험료보다 많아 적자를 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농협손보 측은 상품 판매를 중단할 계획은 아직 없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가축재해보험은 이득을 노린다기보다는 농민 보호 측면이 큰 상품"이라며 "현재 규모가 1,000억원(가입자 1만1,000여명)정도인데, 이 중 폭염 특약(가입자 1,000여명)으로 지출되는 보험금은 10억원 안팎이어서 회사 수익구조를 흔들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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