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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안철수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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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안철수 죽이기

입력
2012.08.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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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는 나 같은 잡놈 때문에 정치 못한다." 고소집착남 강용석 전 국회의원이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면서 한 말로, 그는 안철수 원장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에 매입했다면서 고발한 인물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그래서 '정치인 안철수'는 불안스럽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거친 정치과정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치권과 언론 등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안 원장에 대한 신상털이에 돌입했다. '안철수 죽이기'가 시작된 것이다.

■ 2003년 분식회계 등 혐의로 구속 중이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명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것, 2001년 재벌의 은행업 진출 논란을 빚은 인터넷 전용은행 설립에 참여했다는 내용 등은 실체가 있고 안 원장 측의 해명이나 사과도 있었다. 안 원장을 종북세력, 기회주의자 등으로 몰아가는 악의적인 글도 등장한다. 박근혜 캠프는 좀더 공격적이다. 안 원장에 대해 "정치에 대해 ABC도 없다"거나"구름 위의 손오공 같은 느낌 "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 대통령이 되는 길은 전형적인 권력투쟁의 길이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적과 동지가 선명해지고 상대와 적나라하게 싸워야 한다. 과거 집권세력의 권력투쟁 수단은 군이나 경찰을 동원하거나 암살 처형 구속 등의 방법을 사용했고, 대항세력의 경우 폭동, 반란, 혁명 등의 수단을 동원했다. 정권이 조봉암, 김대중 등에게 사형선고를 하고, 야권세력이 거리로 나와 가두투쟁을 하는 방식 등이다. 지금은 트위터 페이스북 모바일 등도 주요 수단으로 등장했다.

■ 아파트 동 대표 자리를 놓고도 온갖 루머가 동원되고 경쟁자 죽이기에 나선다.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지만 네거티브 전술은 여전히 유효하다. 어차피 선거공약이라는 것이 공허한 상황이라 상대방을 씹어야 이기는 법이지만 후유증은 늘 크다. 선거가 끝나면 적과 동지만 남는다. 강준만 교수는 <안철수의 힘> 에서 이른바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있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증오 시대의 종언'이라고 강조했다. '증오 마케팅'을 끝내자는 얘기인데 실상은 전혀 다른 법이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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