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청소ㆍ경비 노동자들이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제도를 악용해 교섭권을 제약하려 한 용역업체의 퇴출 약속을 받고 86일 만에 농성을 끝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는 2일 "용역업체인 용진실업 측에게 올해 말 홍익대와의 용역도급계약이 종료되면 2013년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이날 학교 정문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홍익대분회 소속 노동자들은 2010년 12월 집단해고되자 49일간 농성을 벌였고 지난 2월 용진실업 등으로 고용이 승계됐다. 그러나 이후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됐고 용진실업은 지난해 10월에 생긴 새 노조 홍경회와 임금교섭을 했다. 분회는 회사가 자신들과의 교섭을 거부하자 이에 반발해 5월 9일부터 천막농성을 해왔다.
홍익대분회는 지난해 이화여대, 고려대 등 분회들과 함께 13개 용역업체를 대상으로 집단노사교섭을 벌여 시급 5,100원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홍익대분회와 홍경회라는 복수노조가 존재하는 용진실업은 집단교섭을 인정하지 않고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구한 끝에 조합원 수가 더 많은 홍경회와 3월 시급 4,900원에 임금협상을 맺었다.
홍익대분회 관계자는 "한 사업장에 산별노조와 기업별노조가 있을 경우에는 각각의 노조와 자율적으로 교섭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노동부는 무리하게 창구단일화를 주장, 민주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했다"며 "어용노조 조합원이 다수일 경우 사용자가 이들과만 교섭할 수 있도록 한 사용자 위주의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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