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대지진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일본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지원했다. 김 회장은 당시 "인도적 지원도 아까지 말아야겠지만 무엇보다 커다란 원전 사고가 발생한 만큼 앞으로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많아질 것"이라며 실무진에게 일본 태양광 시장 진출을 노크할 것을 지시했다.
실제로 일본은 신재생에너지 특별법안 제정됐으며, 일본의 신규 태양광모듈 수요는 연평균 73%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김 회장이 이어 지난해 11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아사다 테루오 마루베니(종합상사) 사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태양광발전 사업을 제안했다.
이처럼 1년 넘게 일본 시장에 공을 들여온 한화가 마침내 대규모 태양광 발전설비 프로젝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한화는 일본 마루베니가 추진 중인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에 향후 4년간 500㎿의 태양광모듈 공급에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모듈은 한화솔라원을 통해 전량 공급되며, 총 수출규모는 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500㎿의 발전규모는 16만7,000세대가 동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분당 신도시와 맞먹는다.
한화솔라원은 앞서 지난 5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도쿠시마현에 건설하는 태양광발전소에 5.6㎿ 규모의 태양광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잉곳-웨이퍼-태양전지-모듈에 이르기까지 태양광사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갖추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글로벌 위기 이후 태양광 투자가 주춤해지고 있지만 일본을 포함한 각국에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선점효과가 기대되며 추가수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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