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이 남자 자유형 1,500m에 출격해 런던올림픽 유종의 미를 노린다. 자유형 1,500m에서 최소 동메달을 따내면 단일대회 기준 한국 선수 최초로 하계올림픽에서 3개의 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일단 메달 전망은 밝다. 박태환은 지난 2월 호주에서 열린 지역 대회 1,500m에 출전, 14분47초38로 터치패드를 찍어 자신의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서 세운 14분55초03. 무려 7초65를 앞당겼다.
박태환의 레이스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역시 쑨양(21∙중국)과의 이번 대회 세 번째이자 마지막 대결이다. 박태환은 은메달 2개(자유형 200m,400m)를, 쑨양은 금메달(자유형 400m) 은메달(자유형 200m) 동메달(계영 800m)을 각각 1개씩 따냈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실격 파동'을 겪은 탓에 신체 리듬이 깨졌다. 그 결과 쑨양에게 금메달을 빼앗겼지만 투혼의 역영으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나선 자유형 200m서도 은메달을 추가해 박태환은 한국의 든든한 메달 박스로 자리매김했다. 메달 색깔과는 관계 없이 그가 물살을 가를 때마다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쓰기 때문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자유형 1,500m에서는 박태환이 도전자다. 쑨양은 이 종목 세계 기록 보유자로 강력한 우승 후보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4분34초14를 찍어 호주의 수영 영웅 이언 소프가 10년간 갖고 있던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박태환의 최고 기록과는 13초 가량 차이가 난다.
박태환은 올림픽 자유형 400m 2연패를 위해 지구력 강화 훈련을 꾸준히 했기 때문에 금메달은 아닐지라도 메달권 진입은 가능하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자유형 1,500m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우사마 멜룰리(튀니지)와 라이언 코크레인(캐나다)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선수다. 박태환은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1,500m에서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태환은 3일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8위 안에 들면 이틀 뒤인 5일 결선을 치른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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