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노선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을 빚었던 호남고속철도(서울~목포) 사업이 광주~목포 구간은 일단 제외한 채 추진된다. 2014년 계획대로 고속철이 완공되면 서울(수서)에서 광주까지 1시간26분이면 갈 수 있다. 갈등을 빚은 광주~목포 구간은 기존 선로를 활용하되 새 선로 설치 여부는 추후 검토키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2일 당초 광주(송정)~목포 구간에 직선으로 새 선로를 설치하려던 계획을 폐지하고, 당분간 기존 선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호남고속철 건설 기본계획 변경안'을 3일 확정ㆍ고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입장을 바꾼 것은 전라남도와 나주시 등 지자체의 반대 때문. 광주~목포 노선 신설안을 두고 전남은 "무안공항을 경유해야 한다", 나주시는 "금성산을 통과하면 안 된다"며 계속 이견을 보여 그간 사업이 지연돼 왔다. 국토부는 2차례 타당성 조사를 거쳐 "무안공항 경유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었으나 결국 절충안으로 한 발 물러섰다.
이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직선노선 신설안은 폐지하고, 일단 기존 노선을 이용하는 대신 무안공항 경유 신 노선은 향후 무안공항 활성화 등 여건을 봐 가며 검토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안기업도시가 본 궤도에 오르는 등 수요가 보장돼야 경유노선 신설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송~광주(송정) 구간이 계획대로 2014년 완공되면 서울~광주 구간은 각각 86분(수서 출발), 93분(용산 출발)이 소요돼 지금(159분)보다 약 1시간 단축된다. 다만, 기존 선로를 활용하는 광주~목포 구간은 당초 계획(13분)보다 20분 가량 늘어난 32분이 걸릴 전망이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