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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칼럼] 오세훈과 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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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숙 칼럼] 오세훈과 은진수

입력
2012.08.0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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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이 개막되어 온나라 방송이 런던으로 출동했을 때 나의 관심사는 올림픽이 아니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었다. 무상급식에 반대해서 주민투표를 벌인 결과에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을 그만 둔 그가 5월 26일 영국으로 출국하면서 지닌 직함은 바로 런던에 있는 킹스칼리지 공공정책대학원 연구원이었다. 런던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얼굴을 비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얼굴을 비친다면 그는 국내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에 떳떳하다고 생각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는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연관된 의혹은 크게 두 건이다. 하나는 파이시티 인허가 사건으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뇌물을 먹은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두 사람 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오 전 시장의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도 기소되어 재판을 받다가 사흘전(7월 31일) 법정구속됐다. 파이시티 인허가는 그가 시장으로 있을 때 이뤄졌으나 검찰에 따르면 뇌물을 많이 받은 이들은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뇌물은 대선자금으로 쓰였다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재판에서 주장했다. 결국 파이시티 인허가는 오 전 시장의 단독결정인지 아니면 그에게 시장 자리를 물려준 이명박 대통령으로 이어지는지 오 전 시장의 조사는 불가피하다.

오세훈 전 시장과 연관된 또 하나의 사건은 세빛둥둥섬이다. 세빛둥둥섬은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 계약이며 경비를 부풀렸다고 서울시가 지난 달 중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사업자인 ㈜플로섬이 협약을 두 차례나 변경하며 총 투자비는 662억원에서 1390억원으로 늘었고 무상사용 기간도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됐다. 이렇게 되면 민자사업자 부도 등 사업자가 문제가 있어도 시가 부담해야 하는 해지시지급금이 올라간다. 연간 1억원이면 될 하천준설비를 매년 10억원씩 30년간 318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부풀리고 수입을 누락하고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사업비에 78억원을 더 포함시켰다. 불공정 계약으로 이익을 보는 사업자 ㈜플로섬의 대주주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이다. 그렇다면 이 사업이 왜 시민세금을 사기업에 퍼주는 방식으로 변경됐는지 이명박 대통령과 연관은 없는지 역시 오 전 시장이 나와서 밝혀줘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소환도 조사도 들어보지 못했다.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작년 6월 구속기소되어 1년6월형을 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으나 지난달 30일 모범수로 풀려났다. 공직을 감시해야 하는 감사위원이 뇌물을 받았고 저축은행 수사는 진행중인데 그는 어떻게 모범수로 풀려날 수 있을까. 은진수 전 감사위원은 BBK사건 가짜편지와도 연루돼 있다. 2007년 이명박 캠프에서는 BBK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씨를 노무현 정부가 일부러 귀국시켰다며 김경준씨의 미국 구치소 동료인 신경화씨의 편지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BBK의혹을 벗어났는데 작년에야 이것이 신경화씨의 동생 신명씨가 조작한 편지로 밝혀졌다. 그 편지를 공개하며 '김경준 기획입국설'을 주장한 이는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선대위원장이었고 그에게 전달한 이는 이명박 캠프 BBK대책팀장인 은진수씨였다. 검찰은 최근 신명씨 주변 인물의 과잉충성으로 석연치 않게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법무부는 은진수씨를 석방하면서 외부 노출을 막았다.

오세훈과 은진수의 공통점은 이들의 행적이 이명박 대통령과 연결되는가를 결정짓는 가장 가까운 고리라는 데 있다. 이들이 숨어있는 한 의혹은 풀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떳떳하다면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수사를 받으라는 검찰과 여당, 정부에 말한다. 떳떳하다면 오세훈과 은진수 역시 모습을 드러내고 이런 의문들에 대답해야 한다고.

서화숙 선임기자 hss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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