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나라' 영국 런던에서 금빛 장미가 활짝 피었다. 金메달 장미, 김장미(20ㆍ부산시청)다.
김장미는 2일(한국시간) 런던 그리니치파크 왕립 포병대 기지의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금빛 총성을 울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은메달을 따고 오늘 잠자리에 누우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하니 마지막 순간에 집중이 되더라"라며 "아직까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메달이 무겁다는 생각은 드는데 실감이 잘 안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무 살의 나이로 세계 챔피언에 올랐으니 얼떨떨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앳된 얼굴 내면에는 장미의 가시처럼 날카로운 승부근성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 4시리즈를 남기고 모니터에 2위로 뒤처진 게 눈에 들어왔다. 정신이 번쩍 들어 이왕이면 금메달을 따자고 생각하고 다시 집중했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실제 최종 4시리즈 0.8점 뒤진 상황에서 모두 10점대를 꿰뚫는 강심장을 자랑했다. 특히 세 번째 발은 10.9 만점을 쏘아 상대의 기를 죽였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정말 떨렸다. 사실 다른 대회에서는 별로 긴장을 안 했고 오늘도 별로 안 떨릴 것 같았는데 결선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심장이 저 앞까지 튀어나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느낌을 묻자 "모니터를 보고 금메달 딴 걸 안 순간 '우와 어떡하지' 하는 생각부터 들더라"라며 "울컥하긴 했는데 바로 그 다음에는 금메달 땄는데 웃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승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다 같이 회식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영국은 물가가 비싸다'는 취재진의 말에도 "에이, 금메달도 땄는데 괜찮아요. 제가 쏠 거예요"라며 웃어넘겼다.
톡톡 튀는 언변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대표팀 코치진들이 애칭으로 '4차원 소녀'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도 "저 4차원 아닌데요. 저도 진지할 땐 진지해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런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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