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사나이' 송대남(33ㆍ남양주시청)이 체급 전향 1년5개월 만에 '금빛 메치기'를 성공하며 김재범(한국마사회)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송대남은 2010년까지 81㎏급에서 김재범과 '쌍벽'을 이뤘다. 런던 올림픽에서 우승하며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한 김재범의 그늘에 가렸지만 송대남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2009년 파리 그랜드슬램 국제대회 81㎏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런 그였지만 2010년 10월 무릎 수술로 인해 유도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양쪽 무릎 수술로 인해 인공 인대를 이식한 송대남은 31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올림픽 메달의 꿈을 접지 않았다. 큰 수술임에도 일주일 만에 걸었고 한달 안에 재활을 모두 끝내며 불굴의 의지를 불태웠다. 뚜렷한 목표 의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도전이었다. 2011년 3월 체급을 90㎏급으로 올린 뒤 빠르게 국내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난해 코리아 월드컵 국제유도 대회에서 전 경기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런던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게 한 바 있다.
송대남은 2일(한국시간) 엑셀 런던 경기장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90㎏급 결승 애슐리 곤살레스(쿠바)와 결승전에서 연장 골든 스코어에서 벼락 같은 연속 기술로 절반을 따내 금메달을 차지했다. 송대남은 정훈 감독과 맞절하는 이색적인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송대남은 중매로 정훈 감독의 막내 처제와 3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정훈 감독이 직접 중매를 섰던 까닭에 감격적인 맞절 세리머니가 나올 수 있었다.
한국 남자 유도가 90㎏급(종전 95㎏급 이하)에서 메달을 따낸 건 1996년 김민수의 은메달 이후 16년 만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하형주가 이 체급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또 대기만성형인 송대남은 그 동안 메이저대회(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서 뚜렷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뒤늦게 전성기를 구가하며 감격적인 금메달을 따냈다.
준결승에서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티아구 카멜로(브라질)를 우세승으로 제압한 그는 결승에서 한 판승으로 승승장구한 애슐리 곤살레스를 만났다. 팽팽한 승부에서 서로 지도 1개를 받아 연장전에 접어 들었다. 1분5초를 남겨두고 정훈 감독이 퇴장 당했지만 송대남은 흔들리지 않았다. 연장 11초 만에 업어치기를 하는 시늉을 하다 안뒤축 걸기로 상대를 눕히고 절반을 따낸 송대남은 매트에서 내려온 뒤 감격스러운 눈물을 펑펑 흘렸다.
런던=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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