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의 명암이 교차했다. 박찬호(한화ㆍ39)가 13일 만의 등판에서 깔끔한 복귀전을 치른 반면 김병현(넥센ㆍ33)은 후반기 2경기 연속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다.
박찬호는 1일 잠실 LG전에서 144㎞의 직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를 앞세워 6이닝 동안 LG 타선을 산발 8안타 1실점으로 요리, 팀의 5-2 승리를 견인했다. 삼진은 2개를 기록했고, 무4사구로 완벽한 제구력을 뽐냈다. 지난달 19일 대전 삼성전 이후 허리 통증으로 올스타전을 불참하고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며 13일 만에 돌아왔지만 녹슬지 않은 투구로 건재를 알렸다.
4회 무사 2루를 넘긴 박찬호는 5회에도 1사 1ㆍ3루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9번 김태군을 3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이후 3-0으로 앞선 6회 이병규(9번)에게 내야 땅볼로 첫 실점 한 뒤 7회부터 마운드를 양훈에게 넘겼다. 투구수는 총 77개를 기록했고, 직구(24개)에 슬라이더(20개), 투심(12개), 커브(9개), 체인지업(8개), 커터(3개)를 섞어 던졌다. 아웃카운트 18개 중 무려 14개를 땅볼로 유도했다. 시즌 5승(5패)째를 수확한 박찬호는 평균자책점도 종전 3.77에서 3.62로 끌어내렸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시즌 8번째.
박찬호가 마운드를 이끌자 한화의 승리공식은 또 한번 빛을 발했다. 4번 김태균은 5회 시즌 13호 투런홈런을 포함해 5타수 5안타 3타점으로 대폭발했다.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1개가 부족한 기록이었다. 타구 방향도 좌측 2개, 가운데 1개, 우측 2개 등 부챗살 타법을 자랑했다. 김태균이 한 경기에서 5안타를 기록한 것은 2004년 5월25일 문학 SK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다.
김태균은 특히 전날까지 3할9푼이었던 시즌 타율을 4할1리(272타수 109안타)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7월18일 대전 삼성전에서 4타수 3안타를 기록한 이후 14일만에 다시 밟는 4할 고지다.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한 김병현은 3.1이닝 동안 5안타에 4사구 3개로 4실점하며 시즌 5패(2승)째를 떠 안았다. 지난달 26일 KIA전에서 1.1이닝 5실점한 이후 2경기 연속 부진이다. SK 박정권은 0-1로 뒤진 3회 1사 만루에서 김병현의 2구째 138㎞짜리 직구를 잡아 당겨 우월 역전 결승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만루홈런은 시즌 14호, 통산 598호, 개인 2호. 11-4로 승리한 SK는 다시 넥센과 공동 4위가 됐다. 넥센 박병호는 3개의 홈런을 보태 팀 동료 강정호(19개)를 제치고 홈런 단독 선두(21개)로 뛰어 올랐다.
KIA는 부산에서 김원섭과 최희섭의 3점포를 앞세워 롯데를 13-4로 대파하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대구에서는 2위 두산이 선두 삼성을 9-1로 누르고, 승차를 4.5경기로 좁혔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10승 고지를 밟으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잠실=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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