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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푸틴 인사 나발니, 정치적 보복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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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푸틴 인사 나발니, 정치적 보복 당했다"

입력
2012.08.0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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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표적 반 푸틴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이를 두고 정치적 억압 논란이 일고 있다.

인테르팍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나발니를 소환해 조사한 뒤 '타인 재산 대규모 불법 유용' 혐의로 기소했다. 변호사인 그가 2009년 키로프주 주지사 고문으로 일할 당시 주정부 산하 목재 가공 기업인 키로프레스와 공모해 공금 1,600만루블을 불법으로 썼다는 이유에서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10년형을 선고받는다.

하지만 이 사건이 지난해 무혐의로 종결된 적이 있기 때문에 나발니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의혹을 낳고 있다. 나발니는 국영기업의 부패를 폭로하기 위해 소액주주운동을 했고 그 내막을 블로그를 통해 알렸다. 지난해 12월 총선 이후 선거 부정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 저항운동의 상징 인물로 떠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의 비리를 고발하고 푸틴에게 수사해달라는 청원서를 냈다.

나발니는 이날 "기소 내용이 이상하지만 수사관들은 유죄 선고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수감 중 석유를 훔쳤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미카일 코도르코프스키 전 유코스 석유회사 회장과 자신을 비교하기도 했다. 코도르코프스키 역시 반 푸틴 인사로 당시 반정부 활동을 한 뒤 탈세혐의로 수감돼 있었다.

나발니를 기소한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은 크게 반발했다. 인권단체 모스크바헬싱키그룹 대표 류드밀라 알렉세예바는 "야권 탄압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사 인디펜던트 등의 소유주 알렉산더 레베데프는 "정치적 동기가 있는 기소"라며 "러시아가 정치적 억압의 벼랑 끝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푸틴의 임기가 시작된 5월 이후 억눌렸던 푸틴 반대 목소리가 다시 불붙을 조짐도 보인다.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트소프는 "나발니가 100% 조작된 기소를 당했다"며 저항 세력의 재결집을 요청했다.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월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의 사원에서 푸틴 비판 노래를 불렀다가 기소된 5인조 여성 펑크록그룹 푸시라이엇에 대한 공판도 최근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을 양심수로 인정했고 서방 예술가들도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푸틴이 돌아온 후 러시아가 10년 전보다 더 억압적인 상황으로 변했다"며 "허가되지 않은 집회 참가시 연봉과 맞먹는 벌금을 내야하고 인터넷 사이트 검열도 강화됐다"고 비판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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