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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스 없는 남산 1·3호 터널, 운전자들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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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스 없는 남산 1·3호 터널, 운전자들 "답답"

입력
2012.08.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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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1ㆍ3호터널과 우면산터널 등에 하이패스 도입이 늦어지면서 갈길 바쁜 자가운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 분당ㆍ용인시 운전자의 경우 하이패스로 고속도로를 통과하더라도 남산 1ㆍ3호터널 앞에서는 다시 현금이나 교통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1일 서울시와 경기개발연구원 등에 따르면 수도권 유료도로 중 하이패스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서울 남산 1ㆍ3호터널과 우면산터널, 인천 문학터널, 원적산터널, 만월산터널 등이다. 반면 경기도의 의왕~과천, 일산대교, 제3경인고속화도로 등 전국 유료도로의 44%에는 하이패스가 도입돼 운영 중이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남산 1ㆍ3호터널에 하이패스 설치가 늦어지면서 운전자들은 차량정체와 이용불편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실제 국토해양부의 분석 결과 하이패스를 설치할 경우 영업소를 통과하는데 2초가 걸리는데 비해 미설치 영업소의 경우 빠져나가는데 15초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이패스를 설치할 경우 교통량 처리능력이 최대 3.8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하이패스 설치 시 시설비가 추가로 소요되는 데다 한국도로공사에 수수료를 내야 하는 부담 등으로 하이패스 설치를 꺼리고 있다. 또 통행의 편리를 추구해야 할 일반 유료도로와 달리 남산터널의 경우 통행억제 성격의 혼잡통행료를 받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덧붙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치비나 수수료 부담 등의 이유도 있지만 남산터널은 일반 유료도로와는 성격이 다른데다 3명이 탔을 경우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하이패스 설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남산터널이나 우면산터널에 하이패스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운전자의 편의를 외면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남산터널의 경우 상ㆍ하행 1개 차로만이라도 하이패스를 설치하면 3인 미만이 탑승해 요금을 내야 하는 운전자들이 교통카드나 현금을 꺼내느라 차량소통을 막는 폐단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면산 터널의 경우 운전자들이 잔돈(경차 1,250원, 승용차 2,500원)을 챙겨야 하는 불편 때문에 하이패스 설치 민원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하이패스 설치비용(차로 당 1억~2억원, 소프트웨어 구축 5억~10억원)과 도로공사ㆍ카드가맹점 등에 내야 하는 정산수수료(수입의 1.15%)가 아까워 운전자의 불편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 빈미영 박사는 “정부가 하이패스카드와 교통카드 간 호환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려 하지만 카드사들 간 이해다툼으로 조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이패스 설치나 카드호환 등 적은 비용으로 시민의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정책을 서둘러 도입하고 폐지된 하이패스 할인혜택 부활 등 유인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범구기자 eb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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