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개월 가까이 줄곧 빠져 나가던 유럽계 자금이 지난달 말 이후 국내 증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저금리 정책(기준금리 연 0.75%)에 따라 풀린 이 지역 자금이 투자 여건이 좋은 한국으로 몰리는 ‘유로 캐리트레이드’의 조짐일 수도 있어 주목된다.
1일 금융감독원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 4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이탈을 거듭하던 유럽계 자금의 흐름이 지난달 말부터 뒤바뀌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금시장 흐름에 특히 민감한 영국계 자금이 지난달 27일 350억원 가량 흘러든 데 이어 30일에도 530억원이 추가로 들어온 것이 대표 사례다.
전문가들은 유럽 자본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가라 앉으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유럽계 투자자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시장 상황이 개선됐던 올해 1, 2월 두 달 동안에도 5조9,935억원이 유럽계 자금이 한국으로 몰려들었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영국중앙은행(BOE)이 지난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500억 파운드 규모의 양적완화정책을 4개월 간 추가 실시키로 했다”며 “과거에도 양적완화 기간에는 한국 증시로 유입됐던 영국 자금의 특성을 감안하면, 8월에도 영국계 자금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7일부터 1조6,000원에 달하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