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여자 수영에서 10대 돌풍이 거세다. 각국의 15~17세 유망주들이 우승이 유력한 20대 선수들을 제치고 잇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는 것. 이들은 올림픽 첫 출전에도 불구, 주눅들지 않는 경기력을 발휘하며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리투아니아에 올림픽 사상 첫 수영 금메달을 안겨준 신예 루타 메일루타이트. 영국 BBC 등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여자 평영 100m 결선에서 메일루타이트가 1분05초47의 기록으로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소니 레베카를 0.08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고 밝혔다.
1997년 3월생으로 만 15세인 그는 수영에 입문한 지 3년밖에 안된 신예다. 지난해 유럽청소년올림픽에서 금ㆍ은ㆍ동메달을 따는 등 이번 대회 전까지 자국 기록을 9번이나 갈아치운 기대주였지만, 첫 출전한 국제 성인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의 기량은 수영 훈련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영국 프리머스대 존 루드 코치를 만나면서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기록한 1분5초21은 여자 평영부문 유럽 신기록이자, 역대 세계 4위 기록이다. 루드 코치는 "그(메일루타이트)는 재능을 타고난 데다, 자만하지 않는 선수"라며 "50m, 100m 자유형에서도 메달을 노릴 것"이라고 전했다.
앞선 29일 여자 개인혼영 400m 결선에서 4분28초43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중국의 16세 소녀 예스원도 집중 조명을 받기는 마찬가지. 특히 이날 마지막 50m 구간기록(28초93)이 같은 날 남자 개인혼영 400m에서 우승한 미국의 라이언 록티의 기록(29초10) 보다 빨라 도핑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세계 수영계는 예스원이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혼영 200m 우승을 거머쥐긴 했지만 이번 기록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는 반응이다.
이밖에 1995년생으로 올해 17살인 미국의 미시 프랭클린은 29일 400m 계영 동메달에 이어 31일 여자 100m 배영에서 금메달을 각각 따내며 수영 강국 미국의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한 올림픽 관계자는 "10대 선수들은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한번 상승세를 타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며 "남은 대회 기간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 볼만 하다" 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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