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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시인 "짧은 시에서 표현의 흠결은 치명적" 윤후명 시인 "글쓰기는 자연을 교과서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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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수 시인 "짧은 시에서 표현의 흠결은 치명적" 윤후명 시인 "글쓰기는 자연을 교과서로 해야"

입력
2012.07.3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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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문인 윤후명(66) 문인수(67)씨가 극서정(極抒情) 시집을 동시에 출간했다. 윤씨의 <쇠물닭의 책> 과 문씨의 <그립다는 말의 긴 팔> 이다. '극서정시'는 문학평론가 최동호씨가 새롭게 제시한 개념으로 간결한 말로 여운과 감동을 주는 시를 일컫는다. 최씨가 주간으로 있는 출판사 서정시학은 2000년대 이른바 '미래파'라고 불린, 길고 난해한 시의 유행을 비판하며 지난해부터 극서정 시집 시리즈 '서정시학 서정시'를 출간하고 있다.

31일 기자들과 만난 최동호 주간은 "최근 시단에 확산된 소통불능의 장황하고 난삽한 서정시의 유행을 반성하고 시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자 짧고 간결한 서정시집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시는 역시 짧아야 제맛'(시인의 말)이라고 서두를 여는 문인수의 <그립다는 말의 긴 팔> 은 극서정시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표제작 '그립다는 말의 긴 팔'은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 그 절절한 마음을 단 6줄의 단문으로 드러낸다. '그대는 지금 그 나라의 강변을 걷는다 하네./ 작은 어깨가 나비처럼 반짝이겠네./ 뒷모습으로도 내게로 오는 듯 눈에 밟혀서/ 마음은 또 먼 통화 중에 긴 팔을 내미네./ 그러나 다만 바람 아래 바람 아래 물결,/ 그립다는 말은 만 리 밖 그 강물에 끝없네.' ('그립다는 말의 긴 팔' 전문)

문인수씨는 "원래 길이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시를 썼지만 이번 시집을 내면서 이미 썼던 시를 줄이기도 했고, 일부는 처음부터 짧게 쓰기도 했다"며 "극서정시를 쓰면서, 긴 시보다 짧은 시에서 (표현의) 흠결이 치명적이란 점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윤후명의 세 번째 시집 <쇠물닭의 책> 은 10행 내외의 짧은 시편 속에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표제작 '쇠물닭의 책'은 경남 창녕 우포 늪에서 본 자연을 묘사하며, 문학에 대한 시인의 생각을 전하고 있다. 윤씨는 "글쓰기는 자연을 교과서로, 역사를 참고서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해왔다. 쇠물닭(뜸부기과의 조류), 마름(한해살이 풀) 같은 자연을 읽어내는 것이 문학이라는 걸 그린 시"라고 말했다.

'(…) 닦은 마음이 거울 되어 쇠물닭의 물길을 열면/ 읽지 못한 책들이/ 푸드득푸드득, 날개치며 살아나/ 맑은 페이지를 펼친다/ 마름 열매 별빛에도 글자들이 매달린다' ('쇠물닭의 책' 부분)

최동호 주간은 "지금은 해체시나 미래파 시의 시대를 넘어 21세기를 이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때"라며 "두 시인의 신작은 우리시단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줄 참신한 역저"라고 평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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