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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교육개혁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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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교육개혁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

입력
2012.07.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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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 을 읽었다. 교육개혁에 대한 부분을 특히 주의 깊게 읽었다. '공교육은 죽었다'고 얘기할 정도로 사교육의 위세와 영향력이 큰 게 우리 사회다. 어떻게 우리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의 부담에서 부모와 아이들을 해방시킬 수 있을까. 대담자의 이 어려운 질문에 안철수 원장은 이렇게 답한다.

"교육이라는 것이 사회의 종속 변수라 교육 자체를 개혁하는 것만으로는 크게 바뀌기 어렵습니다. 근본적인 사회구조 개혁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 사회의 인센티브 시스템 개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요. 대기업 사원, 변호사, 의사, 공무원 같은 직업만 안정적으로 돈을 많이 번다면 모든 대학교가 여기에 맞출 것이고, 거기에 따라 초등학교 교육까지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사회의 인센티브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대기업만이 아니라 중견기업도 좋은 일자리가 되어야 하고 지방에도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해요. … 또 창업 활성화를 통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면 사람들이 구태여 일류대에 목을 매지 않을 것입니다."

옳은 말이다. 사회구조의 개혁은 교육개혁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답변이 여기서 그친다면 뭔가 허전하다. 자칫하면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교육개혁을 위한 노력들은 다 헛되다는 말인가. 이러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안철수의 답변에는 보완이 필요하다. 예컨대 이런 내용이 더 해졌으면 한다.

"하지만 교육이 사회의 종속 변수라는 저의 말을 너무 과장해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사회구조의 개혁 없이 교육개혁이 불가능하단 주장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사회적 조건에서도 교육은 상당 부분 개혁될 수 있습니다. 100까지의 발전이 목표라면 사회구조의 개혁이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50이나 60정도까지가 목표라면 사회구조의 개혁 없이도 교육 개혁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사회구조가 개혁되어 입시경쟁이 완화되었다고 해서 공교육이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의 불공정한 인센티브 시스템과 과도한 입시경쟁은 공교육의 커다란 장애물이지만 그 장애물이 없어진다고 해서 공교육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입시 때문에 공교육이 창의력 교육을 제대로 못하는 것처럼 말합니다. 입시경쟁이 사라지면 공교육이 얼마든지 창의력 교육을 잘 할 것처럼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저는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입시경쟁이 사라져도 지금의 공교육은 여전히 창의력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할 거라 생각합니다. 창의력을 기르는 교육은 입시교육보다 훨씬 더 차원이 높은, 그래서 더 큰 능력이 요구되는 교육입니다. 설사 그동안 입시교육을 잘했더라도 창의력 교육은 잘못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입시교육에서 형편없이 무능했던 공교육이 갑자기 창의력 교육만은 잘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사회구조가 개혁되고 입시경쟁이 완화되어도 지금의 공교육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무기력할 수 있습니다.

사회구조의 개혁은 공교육을 살리는 데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회가 개혁된다고 해서 공교육이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닙니다. 공교육을 살리려면 공교육의 제도와 시스템과 문화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켜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를 일으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방안들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어쩌면 내가 첨가한 이런 내용은 책에서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았을 뿐 안철수 원장이 이미 충분히 생각했던 내용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방안도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만 책에서 다 말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까지 명확하게 제시되었다면 교육에 대한 '안철수의 생각'은 국민들에게 더 큰 신뢰와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이기정 서울 북공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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